14일 3만여 개 달하는 글 쏟아져
찬성 측 "여자아이 성적 대상화하고
비하 표현 그냥 두고 왜 남자아이만?"
반대 측 "심각한 아동혐오, 교육으로 이끌어야...
아동혐오의 끝은 결국 여성혐오"

ⓒPIXABAY
남자아이를 비하하는 말인 ‘한남유충’이라는 말의 사용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PIXABAY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린 남자아이를 비하하는 말인 ‘한남유충’이라는 말의 사용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14일에는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를 집계하는 ‘실시간 트랜드’에 올랐다. 일부 이용자는 “사회적 약자인 아동·청소년을 혐오하는 표현”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하지만 또다른 쪽에서는 “여자아이들과는 다르게 교육받으며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을 비판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문제 삼을 것 없다는 주장이다.

14일 SNS와 여성 커뮤니니티를 중심으로 ‘한남유충’이라는 말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트위터에서 24시간 동안 쏟아진 ‘한남유충’을 사용한 트윗은 3만여개에 달한다.

‘한남유충’의 유례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2014년 등장한 페미니즘을 표방한 사이트 ‘메갈이아’에서 당시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기 위한 용도로 퍼졌던 ‘김치녀’ ‘된장녀’ 등에 대항하며 만든 ‘한남충’이 나와 ‘한남’으로 줄어든 후 확산되면서 ‘한남유충’이라는 표현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남성을 뜻하는 ‘한남’과 어린 벌레를 뜻하는 ‘유충’이 붙어 성인이 되지 않은 모든 남자, 특히 성적인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는 남성 아동·청소년에 특별히 쓰이고 있다.

다만 일부 누리꾼의 주장에 따르면 ‘한남유충’은 과거 2018년 스쿨미투가 있기 직전 있었던 여자 청소년들이 호소하던 또래 남아들의 성폭력 및 여성혐오 문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도 전해진다.

이날 갑작스럽게 온라인에서 ‘한남유충’의 사용을 두고 설전이 벌어진 데에는 아동의 독서교육에 대한 설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한남유충’을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한 한 누리꾼은 여자 청소년들을 비하하는 말인 ‘룸나무’(룸살롱과 꿈나무를 합친말) 등을 나열하고 “남자들이 그동안 여자아이들을 두고 비하하고 성적 대상으로 삼는 걸 참다가 겨우 하나 만들어낸 걸 두고 난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N번방 사건이며 인천 사건이며 전부 남자아이들이 했지, 여자애들이 했냐”며 “여자애들이 교복입고 학교가고 놀 때 N번방 들어가던 남자애 욕 좀 한 게 대수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을 반대하는 측의 의견도 강경하다. 남매를 기른다는 누리꾼은 “남자아이들이 범죄나 비행을 저지르는 건 교육과 사회, 미디어의 문제”라며 “교육을 통해 이끌어야 하는데 성인들이 나서서 혐오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아동혐오 문제는 결국 돌봄의 전담자로 생각되는 어머니에게 향한다. 써서는 안 될 말”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