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숙 작가의 그래픽 노블 『풀』 영미판 표지 ⓒDrawn & Quarterly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 노블 『풀』 영미판 표지 ⓒDrawn & Quarterly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 노블 『풀』이 미국 하비상(Harvey Award) ‘최고의 국제도서’상을 받았다. 한국 작가로는 최초다.

하비상은 미국 만화가 겸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Harvey Kurtsman)의 이름을 딴 상으로 ‘만화계 오스카상’으로도 불린다. 수상작은 지난 9일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만화 축제 ‘뉴욕 코믹콘’에서 발표됐다.

김 작가는 이날 공식 수상소감을 통해 “풀은 억압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또한 인간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옥선 할머니를 포함해 일본군 성노예로 살아야 했던 다른 여성들은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세상에 공개했다. 그들의 삶의 의지가 우리가 인류를 믿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피해 여성의 시각으로 다룬 작품이다. 김 작가는 ‘위안부’ 피해생존자 이옥선 할머니를 인터뷰하며 시나리오를 썼다. 『풀』은 2019년 프랑스 일간지 ‘뤼마니테’ 선정 ‘제1회 뤼마니테 만화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영국 ‘가디언’ 선정 2019년 최고의 그래픽 노블, 미국 ‘뉴욕타임스’지 선정 2019년 최고의 만화로 꼽혔다.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YALSA)의 ‘2020 10대를 위한 그래픽 노블’ 논픽션 부문에 올랐고, 미 카투니스트 스튜디오 선정 ‘올해의 만화책’, 빅아더북어워즈 선정 최고의 그래픽 노블로도 선정됐다. 올해 미국 ‘아이스너상’ 3개 부문 최우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17년 한국어판을 시작으로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로도 출간됐다.

김금숙 작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김금숙 작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김 작가는 전라남도 고흥 출신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고등장식미술학교를 졸업한 이래 주로 역사 만화를 그려왔다. 대표작으로는 박완서 원작 『나목』, 발달장애 뮤지션 이야기 『준이 오빠』, 제주 4·3항쟁을 그린 『지슬』 등이 있다. 『지슬』은 2015년 프랑스에서 출간돼 뛰어난 여성 만화가에게 주는 ‘아르테미시아상’ 후보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고통을 여성의 관점으로 다룬 새 그래픽노블 『기다림』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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