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공학소녀시대』
오명숙·문수진 지음, 북센스 펴냄

『지금은 공학소녀시대』 ⓒ북센스

 

요즘 다양한 매체들이 앞다퉈 4차 산업혁명에서 여성의 강점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한다. 소녀들이 이런 사회적 흐름을 피부로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앞으로 공학 분야에서 여성 인재가 필요하다, 여성이 공학을 선택하면 전망 있다는 말에 롤모델을 찾아보지만, 주변에 조언 한마디 들을 마땅한 선배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학 계열의 대학에 입학한 여성이 대학에 입학한 전체 여성 중 14.1%에 불과했다. 공학 분야에 여학생들의 진출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국내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센터 위셋(WISET)이 기획하고 오명숙 홍익대 화학공학 교수와 문수진 SBS 작가가 펴낸 ‘지금은 공학소녀시대’는 공학과 친해지려는 여중생, 여고생들이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왜 공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며 공학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는 후배들에게 선뜻 손을 내밀었다.

저자인 오명숙 교수는 미국 UC 버클리를 졸업하고 미국 MIT 대학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여성 공학인으로 1994년부터 홍익대 공과대학 신소재 화공시스템공학부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국내 최초 여성 공학 교육 프로그램 도입 등 공학계 여성 진출에 적극적인 그는 여성 과학자와 이공계 여성들의 취업 멘토링을 하는 위셋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다.

문수진 작가는 위셋에서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했으며 여성 공학인들을 인터뷰해 여성 공학인들의 이야기와 여중, 여고생을 위한 공학 대축제 프로젝트 <지금은 공학소녀시대>에 풀어냈다.

두 저자는 자동차 연구원, 토목공학자, IT 전문가, 극지연구소 박사 등 각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성 공학인들을 만나면 이들이 모두 진로를 고민하던 때 멘토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해 공학의 세계에 발을 내디딘 경우가 많은 것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공학을 공부하려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나를 이끌어줄 멘토이자 롤모델을 찾는 것이 학창 시절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망망대해 망설이고 헤맬 때 적절한 조언과 안내를 해줄 선배를 만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는 의미다.

저자는 “어떤 길을 가기 위해 방향을 설정할 때 목표로 삼을 명확한 롤 모델이 있다면 목표까지 도달하는 것이 훨씬 가깝고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공학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담백하게 담아냈다. 저자는 “공학이라고 하면 최첨단 기술이나 대량 생산을 위해 필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공학 분야가 마치 남성의 학문처럼 여겨져 여성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오히려 소녀들이 리더가 되려면 공학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세상은 변하고 있고 미래도 바뀐다. 점차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이 공학기술에서 장점으로 발휘되고 있다”며 “이제 미래의 공학기술은 여성의 장점이 더해져야 빛을 발하는 학문으로 바뀌기 때문에 현재의 공학은 미래의 리더로서 소녀들을 필요로 한다”고 공학 공부를 추천한다.

책에는 30년 가까이 자동차를 연구하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오미혜 박사, 도시를 만드는 토목 전문가 손성연 씨앤씨종합건설 대표,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홈’을 만들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 조혜정 상무 등 각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여성 공학자가 망설이는 후배들을 향해 던지는 애정어린 조언이 값지다.

오 교수는 공학을 전공하고 싶다면 준비 사항으로 탄탄한 수학과 과학의 기초를 쌓고 수학과 과학과 관련된 과외 활동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다양한 공학 전공 중 내가 관심과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어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탐색해 그 전공에서 필수 과목은 무엇인지, 어떠한 기초과목이 필요하고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그 분야의 엔지니어는 어떤 일을 하는지를 조사해보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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