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여성단체 청와대 분수 앞 광장서 기자회견
정부의 입법예고안, ‘자기결정권 존중’ 취지 반해
처벌조항 형법에 존치시키는 것은 '위헌'
'14주' 허용 주수 구분, 법의 명확성 취지 어긋나
상담 의무·의사 낙태 거부권 인정도 반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화대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폐지공동행동은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화대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폐지공동행동은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23개 단체가 모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 광장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전날 정부는 인공 임신 중절의 처벌을 그대로 유지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마지막 월경일자에서 14주까지 임신에 대해서는 허용, 24주까지는 상담 및 숙려기간을 포함한 조건부 허용을 골자로 한다. 결국 형법상 처벌조항이 그대로 남아 여성계는 이를 낙태죄 존치로 간주했다.

박아름 모낙폐 공동집행위원장은 “임신 중지를 처벌하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을 유지하고 상담의무제, 숙려기간, 의사의 신념에 따른 의료거부 인정 등을 포함하는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며 ”헌재의 헌법ㄹ합치 결정을 거스를 뿐 아니라 시대를 역행하는 정부 예고안에 강한 분노와 탄식 유감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화대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폐지공동행동은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홍수형 기자

 

나영 공동행동 위원장은 ”처벌을 유지하고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제약해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임신주수를 기준으로 하는 요건에 대해서도 법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14주, 24주 등 주수에 따른 제한 요건을 둔 것은 단지 처벌 조항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 기준“이라며 ”임신주수에 대한 판단이 마지막 월경일 기준으로 하는지 착상시기를 하는지에 따라서도 다르고 임신당사자의 진술과 초음파상의 크기 등을 참고해 유추되는 것일 뿐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솔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임신의 지속 여부는 임신을 한 당사자인 여성이 주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제한하는 낙태죄 조항에 대한 전면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 ‘비도덕 낙인’ ‘차별없는 재생산권 보장’ ‘처벌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바닥에 눕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서 모낙폐는 ”지금 문제는 입법부가 아닌 청와대 차원의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화대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폐지공동행동은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홍수형 기자

 

한편 정부의 입법예고안 발표 이후 국회에서도 이를 비판하고 전면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겠다고 몇 명의 국회의원이 나섰다. 권인숙·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각각 전면폐지를 골자로 한 입법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당론입법으로 낙태죄 전면폐지 안을 낼 것을 예고했다.

모낙폐 외에도 여러 여성단체들이 연이어 기자회견과 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해 당분간 낙태죄 전면 폐지와 관련한 여성계의 움직임이 계속 될 예정이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화대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폐지공동행동은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활동가는 '우리는 처벌도 허락도 필요 없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홍수형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폐지공동행동 등 여성단체들이 낙태죄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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