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 미국여행 논란에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 아냐"
야당 의원들 "솔직하게 사과하니 낫네" 반응
서해상 공무원 피살 관련 외교부 패싱 논란…
NSC서 시정 요구

여성신문·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교수의 미국 요트 여행 논란에 개인적 사정을 털어놓으며 자세를 낮추자 ”솔직하게 사과하니 낫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 장관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많은 의원께서 (남편 문제와 관련해) 질의와 질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성실하고 진솔하게 답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출국을 만류했나’라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의 질의에 강 장관은 ”개인사라서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말린다고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야당 의원들이 ”측은지심이 든다“며 웃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다고 하니 적반하장 식 태도를 보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보다 훨씬 낫다“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배우자께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신 것 같다“며 ”이 문제로 강 장관을 코너로 몰고 싶지 않고 측은지심도 들지만,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실망하게 한 일이 됐기 때문에 몸을 낮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다만 정 의원은 ”문제는 남편의 미국행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외교부 장관으로서 존재감이나 책임론이 자꾸 나오는 것“이라며 ”재임 중 대통령이나 총리께 사임을 표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등 각종 안보 현안에서 외교부가 사라졌다는 ‘외교부 패싱론’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지적했다.

강 장관은 ”초반 외교부가 모르고 언론을 통해 봤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직후 문제를 제기했다“라며 했다. 또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결정은 임명권자에게 있어 답을 못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강 장관은 미국 여행길은 열어두려 했다는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는 미국여행에 대해 국민이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 여행길을 열어두는 노력을 했다“며 ”올해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할 때에도 미국행 여행길은 닫히지 않고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매달 미국으로 1만6000명이 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전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매와 미국 동부 해안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외교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상황에서 이 전 교수가 ”국민에게 어떻게 보이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라며 한 언론에 밝히고 떠나자, 주무 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간 것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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