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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군들에 대한 성희롱, 동성간의 성추행 등 군대 내 성폭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여러 가지 파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군인들 대상 성교육을 많이 하다보니 그런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 더욱 마음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여군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성희롱의 사례가 많아지고, 아울러 군인들의 성적인 기강이 무너져 동성간의 성추행도 늘어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군대 내의 성추행(동성간)에 대한 루머(?)는 내가 대학을 다닐 때부터 들은 바가 있을 만큼 아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던 추문들이었다. 요즘 특히 군대 내 성추문이 많아진 것은 다분히 사회 내에서 그간 철옹성처럼 닫혀있던 군대의 일들이 노출되면서, 혹은 군대가 조금씩 개방되면서부터라고 생각된다.

여군들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성희롱을 당해도 군대 내에서 정말 성취동기가 강하고, 똑똑한(?) 여군들은 절대로 그 사실을 노출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까지 성희롱을 신고한 여군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성희롱을 신고할 경우 그 가해자인 상급자도 처벌받지만 그 피해자인 여군은 아주 소극적인 보직만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즉 그야말로 별을 달고 싶은 여군은 절대로 그 피해사실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그 직장에서 임원으로 성공하고 싶은 여성이 자신의 성희롱 문제를 덮어두려는 것처럼. 그래서 성희롱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는 한편, 피해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부당한 대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동성간의 성추행도 마찬가지이다. 동성간의 성추행이 마치 동성애자들의 범죄행위처럼 호도되고 있는데, 사실 동성간 성추행은 동성애의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더 힘있는 동성에 의한 성추행에 다름 아니다.

이것은 동성들끼리 모여있는 집단에는 어디에나 있는 일로 이성에 대한 욕구가 대리 만족되는 것일 수도 있고 잘못 학습된 감각의 추구일 수도 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손으로 접촉되는 성기의 감각은 더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극적인 감각에 어떤 경로로든 익숙하게 되거나 자신이 상급자로 힘을 갖게 되면 성추행에 대한 유혹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욕구를 제어하고 못하고는 순전히 그 사람이 가진 문화적인 배경, 그리고 인격에 좌우된다 할 것이다.

또 우리나라 남성들 간에 관습적으로 성적인 접촉이 그다지 실례가 아니고, 개인의 성적인 권익을 침해하는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데 이유가 있다.

누구의 성이든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고 그 사람이 동의해야 어떤 스킨십도 가능하다는 성의식이 조성돼야 한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성적인 접촉에는 친밀감이나 사랑 같은 선의에서 우러난 순수한 동기가 있어야 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상대에게 어떤 스킨십도 허락 받아야 한다. 한 개인이 가진 성적인 영역은 힘으로 침해받아선 안되고 필요 이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향신문 미디어간 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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