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블랙핑크 뮤비 비판
짧은 치마, 널스캡, 하이힐 등
전형적인 성적코드 그대로 답습
YG 엔터 책임있는 대처 촉구

블랙핑크 '러브식 걸즈' 뮤직비디오 한 장면. 사진=뮤직비디오 캡쳐

 

최근 공개된 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이 “명백한 성적 대상화”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5일 논평을 내고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간호사는 보건의료 노동자이자 전문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에 여성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성적 대상화에 노출되고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또 “헤어 캡,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실제와 동떨어진 간호사 복장은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는데도 YG 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대상화하여 등장시켰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는 YG 엔터테인먼트의 책임있는 대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일 블랙핑크는 정규 1집 '더 앨범(The album)'의 타이틀 곡 '러브식 걸즈'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러브식 걸즈는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57개국 아이튠즈 송 차트 1위에 오르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뮤직비디오 속에서 간호사 역으로 등장한 제니는 이미 1990년대 초 사라진 간호사 모자를 쓰고 허벅지 대부분이 보이는 짧은 치마, 높은 하이힐을 신고 등장해 간호사를 성적대상화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다음은 보건의료노조 논평 전문.

간호사에 대한 성적대상화를 멈추라

○ 10월 2일 공개된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Lovesick Girls’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중 1인이 간호사 복장을 한 장면이 등장했다. 헤어캡,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현재 간호사의 복장과는 심각하게 동떨어졌으나‘코스튬’이라는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었다.

○ 간호사는 보건의료노동자이자 전문 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이 여성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적대상화와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음에도 어느 때보다도 여성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2020년, YG 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대상화하여 등장시켰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공개 3일만에 1억에 가까운 뷰를 기록했다.

○ 미디어 속이 아닌 실제 병원 현장에서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감염의 위협을 무릅쓰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간호사를 영웅시하는 분위기도 조성됐지만 이면에서는 여전히 간호사를‘야’,‘아가씨’와 같은 호칭으로 부르고, 입원 스트레스를 푸는 등 갖은 갑질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또한 간호사들은 병원 노동자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sns에서는 #간호사는코스튬이아니다 #Stop_Sexualizing_Nurses #nurse_is_profession 과 같은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온라인 공간에 한정된 소수의 목소리라 치부하기엔 간호사를 비롯한 주로 여성이 종사하는 직업군에 대한 성적대상화의 역사는 너무나 오래됐다.

○ 보건의료노조는 여성과 간호사에 대한 성적대상화와 성상품화에 단호히 반대하며,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는 YG 엔터테인먼트의 책임있는 대처를 촉구한다.

2020년 10월 05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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