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장관이었다면?···가부장적 문화 안타까워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 구입차 미국 여행을 간 데 대해 강 장관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박원석 페이스북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입 차 미국 여행을 간 사안을 두고 강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추석 연휴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장관 가족이 개인 목적으로 해외 여행을 가는 모습에 시민사회의 분노가 커질 전망이다.

박 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남편(이 교수)이 장관이었으면 남편의 배우자(강 장관)가 과연 이런 선택(미국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공직 수행에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혹은 남녀 간 차이가 이 사안에서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다소 안타까운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 교수가 공인이 아닌 만큼 그의 해외여행이 위법이나 불법의 소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공인의 배우자일 뿐 공인에게 요구되는 언행을 똑같이 요구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특별여행주의보는 일종의 권고다. 여행 자제나 취소, 연기를 권고하는 행정 주의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겼다고 해서 위법이나 불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의장은 “우리가 코로나19 재난 가운데 세계적으로 방역에 효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국민의 놀라운 인내와 자제에 있다”며 “집안일로 해외 출국을 자제하는 마당에 주무 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이런 결정을 한 것에 대해 국민은 굉장히 비판적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박 의장은 이 교수를 향해 “가족 간 대화를 하였을 텐데 이분은 배우자의 공직 수행에 부담을 주더라도 개인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뚜렷한 개성과 마이웨이 정신을 가진 분 같다”며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배우자에 대한 조금은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 장관께 위로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대의 경우 남편이 장관이었다면 남편의 배우자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여전히 공직 수행에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혹은 남녀 간 차이 이런 것들이 보여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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