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젊은 엄마'들의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가난을 비관한 주부가 아이 셋과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고 전에 지난달 26일에는 20대 주부가 아이들의 장난감 공기총을 들고 새마을 금고를 턴 사건이 벌어졌다.

'젊은 엄마'들의 범죄사건은 그들의 범행 현장에 어린 아이들이 함께 있다는 점 때문에 더 섬뜩하다. 엄마의 자살 시도에 저항할 겨를 없이 동반 당해야 한다거나, 엄마의 범행이 끝날 때까지 영문도 모른 채 은행 건물 안 계단에서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엄마와 손을 잡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흡사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섬뜩하다. 자식을 벼랑끝으로 몰고 가야 했던 엄마의 심정은 또 오죽했으랴.

행정자치부가 1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이원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빈곤을 이유로 한 자살자가 하루 2명 꼴로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또 1974년부터 1994년까지 20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부모 자녀 동반 자살을 분석한 안동현 교수(한양대 의과대학·신경정신과)는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자녀들과 동반 자살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동반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택하는 어머니의 나이는 20∼30대로, 젊은 편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지난달 정부는 그동안 기초생활보장 대상자(극빈층)에 포함되지 않은 준극빈층에 긴급 생계급여를 지급하고 밀린 건강보험료를 면제한다는 빈곤층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대책은 일시적인 처방 일뿐 빈곤층의 경제자립에 필요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현재 가장 빈곤문제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여성빈곤층에 대한 특화된 지원책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더불어 여성빈곤층의 심리적 빈곤을 나눠질 정부와 민간단체 차원의 지원시스템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젊은 엄마들과 관련된 사건을 자세히 들어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남편이 가출했거나, 무능력하고, 여타 다른 가족과의 관계도 단절되어 있거나 소원한 상태다. 심지어 주변에 마음 붙일 친구조차 없었던 경우들이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경제적 궁핍으로 인한 고통보다 그 고통을 호소하고 위안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더 아프게 사무쳤을 터다. 그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의 설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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