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67.4% 비혼 선택
여성, 42.2% 출산에 부정적
"행복하려면 주거지원 돼야(28.2%)" 손꼽아

여성신문·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적으로 2단계로 격상된 23일 오후 서울의 한 예식장 신부대기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신랑 신부가 하객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여성신문·뉴시스

 

우리나라 30대 남성 중 7명 이상은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여성은 비혼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24일 미혼 30대 청년 1000명(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연애, 결혼, 자녀, 행복 등에 관한 생각을 묻는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8~12일 5일간 진행됐다.

앞으로 결혼 의향을 묻는 설문에는 10명 중 6명이 ‘결혼하고 싶은 편’이라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성별에 따라 여성은 결혼을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편’이거나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30.0%가 응답해 남성(18.8%)보다 높게 나타났다.

결혼에 대한 인식에서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은 성공하거나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결혼과 비혼 중 76.8%가 결혼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은 같은 조건에서 67.4%가 비혼을 택했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는 성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남성 중 51.1%가 ‘현실적으로 결혼을 위한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돼서’라고 답해 조건이나 결혼할 수 있는 여력에 집중해 답했다. 반면 여성은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에(25.3%)', ‘양성 불평등 등 문화 때문에’(24.7%) 순으로 응답했다. 성별에 따라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데는 여성들에게 결혼이라는 제도가 가진 시댁과 제사, 양가 효도 문제, 출산과 육아 등이 불평등하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출산 의향에 대해서는 10명 중 5명만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결혼 의향보다 더 낮다.

자녀를 낳지 않겠다며 답한 비중이 전체의 31.7%였다. 여성이 42.2%로 출산에 부정적으로 답해 남성(21.2%)보다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라는 응답자가 24.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남성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라는 응답이 35.8%를 차지했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낳으려고 하거나 낳은 사람들을 잘 지원해주고 있는가’라는 문항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9.0%로 ‘그렇다’(16.4%)보다 월등히 높았다.

행복에 대한 조사 항목에선 주거에 대한 문제의식이 가장 컸다.

전체 응답자 중 74.8%가 현 사회에 대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격언이 통용되는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했다. 우리 사회에서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불공정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주거 문제 해결(28.2%)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 불공정성 해결’(18.5%)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전체 사회의 행복도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이 68.5%로 압도적이었다.

인구협회는 25일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튜브 채널 생중계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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