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에 해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북측에 모든 책임"

북방한계선(NLL) 인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 해상에서 업무중 실종된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A씨가 탑승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여성신문·뉴시스

 

북한이 연평도에서 업무 중이던 공무원을 총격하고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무장하지 않는 우리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반인륜적 행위에 우리 군은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2008년 금강산에서 우리 국민이 사살된 ‘제2 박왕자 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이다.

국방부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 군은 지난 9월 21일 낮 13시쯤 소연평도 남방 해상에서 해수부 소속 어업 지도원 선원 1명이 실종됐다는 상황을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접수했다”라며 “다양한 첩보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군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공무원 8급 A씨(47)는 지난 21일 소평연도 남방 1.2마일(2km)에서 실종됐다. 자녀 2명을 둔 40대 가장으로 알려진 그는 당직근무를 섰다가 점심시간 이후 보이지 않아 승조원들이 그를 신고했다. CCTV 분석 결과 어업지도선 선미 우측에 신발이 발견됐으나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A씨가 구명조끼를 입었던 정황을 미뤄 자살 시도와 월북 가능성 등 여러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고 있다.

군은 이튿날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군은 23일 오후에서야 언론에 실종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군의 A씨 사망 인지 시점 등을 놓고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기류가 적대적인데도, 22일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종전선언을 뜬금없이 제안한 배경이 석연찮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적이다.

북한군 선박은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기름을 붓고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23일 오후 9시 11분쯤 시신을 불태운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군은 23일 오후 유엔사에 협의해 북측에 전통문을 발송해 이 같은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음은 국방부 ‘서해 우리국민 실종사건 관련’ 입장문 전문이다.

우리 軍은 지난 9월 21일 낮 13시경, 소연평도 남방 1.2마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1명이 실종되었다는 상황을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접수하였습니다.

실종된 어업지도공무원 A씨는 지난 9월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우리 軍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우리 軍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0.9.24.

대한민국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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