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상대로 고난위도 과제와 24시간 교육
서류전형부터 앱 다운로드,
계좌 개설 및 거래 등 유도

 

“무려 서류전형에 기획 보고서 내고 19시간 교육 들으라는 게 말이 되나. 서류 탈락하면 보상도 안 해줄 거면서”

“개선 사항을 취준생한테 얻으려고 하네. 현업들은 취준생 착취해서 개꿀 빨겠네? 부끄러운 줄 알아라. 걔네도 너희 고객인데. 너무하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애들 데리고 장난치지 말자. 아이디어 도둑질하고 채용 비리까지”

국민은행이 최근 낸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공고가 취준생(취업준비생) 카페를 중심으로 '채용 갑질'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약자인 취준생들에게 필요 이상 디지털과 관련해 지나치게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는 비판이다. 논란이 일자 국민은행은 채용 홈페이지에 공고를 낸지 하루 만에 관련 내용을 내렸다.  

국민은행은 지난 22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2020년 하반기 신입 행원을 모집하고 있다. 전형 절차는 공고 및 지원서 접수(지원서/사전과제), 서류전형(서류심사/디지털 연수), 필기전형(NCS+객관식 코딩), 1차 면접, 2차 면접, 최종합격자 발표 등 총 5단계이다.

논란이 된 절차는 지원서 접수부터 서류전형이다. KB국민은행이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외 상당한 연구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디지털 사전과제, 온라인 디지털 교육 과정(TOPCIT), A.I 역량 검사 등을 요구했다.

ⓒKB금융·커뮤니티

 

디지털 사전과제는 지원자의 디지털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KB국민은행에서 출시한 디지털 금융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서비스 현황과 강·약점, 개선 방향 등 내용을 3~5페이지 보고서를 내야 한다. 이를 두고 은행에서 잘 아는 부분을 소득 없는 취준생한테 해당 계좌를 만들고 은행 앱을 깔고 거래하고 장단점을 하라는 점에, 회사에 필요한 기획안을 무료로 공모하겠다는 발상이 깔렸다는 자조가 취업 카페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원자들은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IT 비즈니스와 윤리, 프로젝트 관리와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 등 수업시간이 총 19시간이다. 이중 기술영역은 총 5시간이다. 지원자들은 A.I 역량 검사도 봐야 한다.

특히 토스와 오픽은 지원서 작성 시 입력이 안 되는데 독일어 자격증이 된다는 요건이 눈에 띈다. 한 취준생은 “독일에 지점도 없으면서 갑자기 독일어 자격증 우대는 너무 속보인다. 임직원 자녀나 채용 청탁 들어온 사람 자녀가 독일어 자격증이 있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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