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한국은 세계 6위 성매매 시장… “수요 차단이 먼저다”
[만남] 한국은 세계 6위 성매매 시장… “수요 차단이 먼저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09.25 00:05
  • 수정 2020-09-25 09: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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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책자문위원
한국 반성매매운동 역사의 산증인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거쳐
2000년 군 화재 참사 계기로
20년째 ‘현장’ 맨 앞자리에
성매매/성착취 이슈는
젠더 기반 여성폭력 문제
성매매 수요 차단은
효과 인정받은 모델
ⓒ홍수형 기자
ⓒ홍수형 기자

 

성매매는 돈이 되는 ‘산업’이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이하 전국연대) 정책자문위원은 성매매 이슈가 정책 변방에 묻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했다. 정 위원은 올해로 20년째 반성매매운동 맨 앞줄에서 “성매매는 젠더기반 여성폭력 문제”라고 외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군산 대명동 화재 참사’ 20주기를 맞았다. 정 위원을 반성매매운동으로 이끈 계기가 된 사건이다.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던 ‘쉬파리 골목’ 끝 3층 건물에 감금돼 죽음에 이른 5명의 여성에게 우리 모두는 빚을 지고 있다. 이 여성들의 죽음 위로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됐고 피해지원시스템이 마련됐다. 법이 만들어지고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되면서, 누군가는 “이정도면 다 이룬 것 아니냐”, “이제 감금은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안일한 질문에 정 위원은 이렇게 답했다. “아직은 멀었다”고. 뿌리 깊은 강간 신화가 성상품화, 산업자본주의 등과 결탁하면서 성매매가 거대 산업이 되버렸다고. “성매매가 없어질 거라고 보느냐”는 체념 또는 냉소 섞인 질문을 받을 때면 그는 차분히 답한다.

“법으로 살인을 막고 있지만 살인사건은 발생하잖아요. 하지만 누구나 살인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상식은 갖고 있어요. 여성 모두가 온전하게 인격권을 존중받고 살아가길 원해요. 그렇게 살아가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을 없애자는 거죠.”

지난해 4월 27일 여성단체 대표 57명이 ‘박기준 부산지방검찰청장 외 성명불상 전·현직 검사 다수’를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여성단체 대표들이 고발장을 민원실에 접수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동안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가 대검찰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cialis manufacturer coupon cialis free coupon cialis online coupon
2010년 4월 27일 대검찰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정미례 위원. 

 

세계 6위의 성매매 시장
국내 커피 시장 4배 넘어

미국 암시장 전문 조사업체 하보스코프닷컴은 한국 성매매 시장 규모가 120억 달러(약 14조8000억원)로 세계 6위 규모라고 보고했다(2015년 기준). 같은 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30조~37조원으로, 하보스코프 추산치의 3배 이상으로 추정했다. 국내 커피 시장(6조8000억원, 2018년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의 4배가 넘는다. 남자친구의 성매매 이력을 알려준다는 ‘유흥탐정’ 사이트는 1800만명에 달하는 성구매자 명단을 이용한 것이라는 경찰의 수사 결과도 나왔다.

정부도 3년마다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 발표한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를 보면 남성의 42.1%가 성 구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는 국가승인통계에서는 제외됐다. 정확도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성산업 규모를 알 수 있는 조사 결과는 모두 추정치다. 여기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성착취 시장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정말 아무도 모른다. ‘돈’을 노린 성매매 업주와 알선업자는 성구매자가 원하면 어디서든 성매매가 가능하도록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든든한 ‘뒷배’는 이 시스템을 견고하게 받쳐준다. 오랫동안 성매매 여성을 ‘외화벌이 역군’으로 이용했던 국가도 공조했다. 정 위원이 “성매매를 막고 피해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법은 만들어졌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이유다. 성구매를 권하는 사회, 성매매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여성의 몸은 곧 ‘상품’이다. 

2000년 10월 화재참사가 발생한 군산시 대명동 성매매 업소 현장
2000년 10월 화재참사가 발생한 군산시 대명동 성매매 업소 현장.

 

광주, 학생운동, 노동운동 거쳐
전북 군산에서 만난 여성들

정 위원은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광주민주화항쟁을 온몸으로 겪은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진 그곳에서 큰 상실감을 느꼈다. “광주항쟁을 거치면서 해명되지 않은 수많은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었어요. 왜 저들은 진실을 말하지 않나 하는. 살아남은 나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때부터였다. “분노의 힘”이 운동의 모토된 것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뒤에는 당연한 수순처럼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했다. 군산으로 거주 지역을 옮긴 뒤에는 본격적인 여성운동에 나섰다. 군산여성의전화를 꾸려 활동하던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 참사를 만났다. 9월 19일 화재가 발생했으나 대형 언론사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이튿날, 희생자의 아버지가 화재 현장에서 발견한 일기장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성매매여성의 비참한 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었다. 그 현장에서 정 위원은 반성매매운동에 뛰어든다. “성매매가 여성 인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는 인식으로 여성운동이 본격적으로 성매매 이슈에 개입한 것이다. 대대적인 법 제정 운동에 나서 2004년 9월 23일 ‘성매매방지법’(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현장에서는 성매매여성을 앞세운 업주와 ‘성매매를 막으면 성범죄가 늘어난다’는 식의 통념이 얽혀 반성매매운동 활동가를 공격해댄다. ‘어렵다’ ‘안된다’는 경찰, 공무원과 싸우는 것도 정 위원의 몫이었다.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어디서든 해야 할 말은 하는 그에게 ‘걸출한 입’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의외로 MBTI 검사 결과 외향적일 것 같은 그의 성향은 ‘I’(내향적)였다. 정 위원은 혼자 있는 시간에서 에너지를 충전해 다시 ‘싸움’을 해나간다고 했다.

지난 9월 22일 ‘민들레순례단’에 참여한 대전 활동가들과 함께 한 정미례 위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2000년 대명동 화재 참사와 2002년 개복동 참사를 잊지 않기 때문에 2006년부터 ‘민들레순례단’을 꾸려 현장을 찾는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지난 9월 22일 ‘민들레순례단’에 참여한 대전 활동가들과 함께 한 정미례 위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2000년 대명동 화재 참사와 2002년 개복동 참사를 잊지 않기 때문에 2006년부터 ‘민들레순례단’을 꾸려 현장을 찾는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2004년 전국연대를 만들고 수차례 ‘대표’를 맡은 정 위원은 올해 정책자문위원으로 한 발짝 물러났다. 하지만 그의 발은 여전히 ‘현장’으로 향해 있다. 9월에는 또 다시 군산을 찾았다. 아직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수요 차단 정책 마련이다. 현행법은 성구매자와 성매매 여성 모두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정 위원은 성매매 문제의 핵심은 성매매여성이 아니라 거대한 성착취 구조에서 수익을 올리는 알선조직과 수요자 문제라고 보고 있다.

“수요 차단에 초점을 맞춰 성구매자를 강력히 처벌하면 성매매 확산을 막을 수 있어요. 이미 스웨덴에서 시행 중입니다. 구매자를 처벌하면 수요를 줄이고 성매매에 대한 인식도 변화할 수 있어요. 지난 19대 국회에서 성매매 구매·알선 행위는 강력히 처벌하고 성매매 여성은 비범죄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어요.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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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서 2020-10-10 11:46:56
구매자만 처벌하게되면 생기게 될 부작용에 대해선 생각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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