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차에서 지역 배분 때 일부 백신 상온 노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신성약품 홈페이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유통 과정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돼 22일 예정된 무료 예방 접종이 전면 중단됐다. 백신 상온 노출 문제를 일으킨 공급 업체는 신성약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정확한 조사를 통해 약사법 위반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22일 보건당국과 백신 제조사 등에 따르면 신성약품은 올해 첫 인플루엔자 국가예방 접종 백신 조달 업체로 선정됐다. 10여 년간 국내 독감 백신 유통을 독점한 한 업체가 국가 의약품 조달사업의 입찰 담합 협의로 검찰 조사에 들어가면서 신성약품이 올해 네 차례 유찰되고 다섯 번째 낙찰된 백신 유통 계약에서 독감 백신 유통을 따냈다. 1259만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으로 1100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냉동차에서 냉장차로 백신을 옮겨 싣는 배분 작업을 야외에서 진행하면서 차 문을 열어두거나 백신 제품을 판자 위에 일정 시간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도매 업체가 전체 물량을 다 공급하지 못해 일부 배송에서 하청 등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총 1259만 도즈(1회 접종분)을 조달했다. 이 중 병원 등에 이미 유통한 물량이 5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에 달해 이를 전량 폐기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신성약품이 병원에 공급한 13~18세용 독감 백신이 종이상자에 담겨 전달됐다는 주장이 의사들 사이에서 나왔다.

22일 <한국일보>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의사 전용 회원제 온라인 사이트 메디게이트에 신성약품이 백신을 종이 박스에 들고나와 병원에 옮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이 없이 종이상자 그대로 백신을 전달받았다고 의사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해당 사이트는 의사면허번호가 있어야만 가입이 되는 의사들의 회원제 사이트다. 의사가 아니면 글이나 댓글을 달 수 없다.

백신은 단백질로 이뤄져 일정한 온도 관리가 용이한 창고에서 분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냉장 온도에서 배송, 보관되지 않을 경우 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여성신문>은 22일 오후 4시 45분경 신성약품에 입장을 듣기 이해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다.

다만 신성약품은 이날 언론을 통해 “일부 차량에서만 노출이 있었으며 고의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송 중 큰 냉장차에서 작은 냉장차로 옮겨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냉장차 문을 열어둬서 온도 유지가 안 된 것으로 보이며 상온 노출된 시간은 5분 가량일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부 차량에서만 문제가 발생한 만큼 전량 폐기되는 가능성도 낮게 봤다.

신성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험검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유통에 대한 품질관리, 품질 관련된 유통에 관련된 사항을 위반했을 때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안내돼 있다”며 “구체적인 노출 시간과 문제 여부 등은 정확한 조사를 한 후 위반 여부를 살펴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정확히 어느 정도 분량이 노출됐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