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성 "아들 낳아야 한다" 압력... 태아는 사산
성감별에 의한 여아살해 불법이지만
1년간 성감별 낙태 1560만건 달해
50년간 출생신고 않은 여아 4600만명
남아 선호에 의한 여아 낙태 심각

인도 북서부 도시 잠무에서 열리는 로흐리 축제에서 전통복장을 한 여성들. 인도 재무부는 2018년 의회에 제출한 경제 보고서에서 인도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차별이 극심하다고 비판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인도 북서부 도시 잠무에서 열리는 로흐리 축제에서 전통복장을 한 여성들. 인도 재무부는 2018년 의회에 제출한 경제 보고서에서 인도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차별이 극심하다고 비판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태아 성별을 확인하겠다며 임신한 아내의 배를 낫으로 가르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상해를 입은 여성은 결국 태아를 사산했다인도의 극단적인 남아 선호로 인해 수많은 여성과 여아가 피해를 입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딸 다섯을 둔 이 남성은 경찰에 체포됐다. 남편의 폭행으로 부상당한 여성은 수도 델리의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딸 다섯을 둔 부부는 평소 아들을 낳는 것과 관련 자주 다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남성은 평소 아내가 아들을 낳지 못한다며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이 남성은 한 사제에게 "아내가 또 딸을 낳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뒤 아내에게 낙태를 종용해왔다. 아내가 아이를 낳겠다며 남편의 요구를 거절하자, 남성이 직접 태아 성별을 확인하겠다며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심각한 남아 선호로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인도에서 약 4600만명의 소녀들이 통계적으로 ‘실종’ 처리 되어있다. 인도에서 성별 감별 후 낙태는 불법이며 의사도 태아의 성별을 밝히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낙태나 출생 후 고의적인 방치로 사망하는 여아도 연간 4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 지역에서는 132개 마을에서 석달여 동안 태어난 신생아 200명이 모두 남자아이인 것으로 조사돼 정부 당국이 긴급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우타르카시 전역 500개 마을에서 신생아 947명이 태어났는데, 132개 마을은 신생아 200명이 전부 남아였다.

2018년 인도 정부가 연례 경제조사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여성 문제’를 별도의 장으로 다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젠더와 남아 선호: 성장 그 자체가 해결책인가?’ 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 후 고의적 방치로 사망하거나 낙태로 인해 숨지는 여자 아이들이 연간 4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인도에는 부모가 태어나기를 바라지 않았다고 답변한 여아가 2100만명이나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원치 않는 딸이 태어나는 것은 강력한 남아 선호 탓에 아들을 낳을 때까지 계속해서 아이를 낳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태어난 여아들은 종종 남자 형제보다 영양을 덜 공급받고 교육도 적게 받게 된다.

많은 부부들이 아들을 낳을 때까지 계속 아이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1년 7세 미만 남아 1000명당 여아 비율은 976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914명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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