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전날 11시 취소 결정
13~18세 어린이용 ‘상온 노출’ 탓
“이미 맞은 어린이용은 문제 없어”

여성신문·뉴시스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서 지난 17일 독감 예방접종을 맞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여성신문·뉴시스

22일부터 접종하려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안전상의 이유로 전면 중단됐다. 질병관리청은 21일 밤 11시쯤 보도자료를 내고 “백신 유통과정에 문제가 생겼으며, 기존 접종 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이후 백신 물량 확보 상황을 보고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미 해당 백신을 맞은 청소년들이나 접종 대상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백신 효과는 접종 2주 후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21일 독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날 밤 11시 백신 접종 중단을 긴급 공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백신을 이미 맞은 자녀가 안전한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 맞은 사람은 어떡하나요” “며칠 날짜로부터 문제가 생긴 건지 알려줘야지요” “이전 맞은 사람은 괜찮나요” 등 글이 속속 올라왔다.

해당 백신은 유통과정 중 문제점이 발견된 13~18세 어린이 대상 물량이다. 지난 9월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자에 공급된 백신은 해당되지 않는다.

질병청에 따르면 백신이 생산에서 접종까지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일부 업체가 백신을 차에서 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냉장 상태를 아닌 백신은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접종 계획을 일시에 보류했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 8일부터 생후 6개월~9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진행했다. 오는 22일부터 어린이와 임산부, 다음달 20일 70~74세, 다음 달 27일부터 62~69세를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할 계획이었다.

특히 올해는 기존 12세 이하 어린이뿐 아니라 13~18세 청소년까지 무료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7%이다.

질병청은 현재까지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들에게서 이상 반응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해당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으며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 품질이 검증될 경우 차례대로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임산부 및 만 18세 미만 어린이와 기존 2회 접종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의료기관 및 대상자에게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 반응이 신고된 사례는 없으나 이상 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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