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조가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한 시내의 물류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국택배노조가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한 시내의 물류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추석연휴를 앞두고 택배물량이 더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자 전국 4000여명의 택배노동자는 과중한 업무 부담을 이유로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는 파업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인해 택배물량이 2016년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생활물류 택배물동량’에 따르면, 올해 6월 택배 물동량은 2억9300여개로 2016년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2억1500여개)과 비교하면 36.3% 증가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으로 4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택배 이용이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한 올해 2월 물동량은 전년대비 31.6% 증가한 2억4000여개를 기록했다. 올 7월 물동량은 2억9200여개, 8월은 2억6100여개였다.

반면 택배기사는 최근 3년간 연평균 5.6%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택배기사 수가 택배물동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택배기사 1인당 월평균 처리물량은 5165건이다. 하루로 따지면 택배기사 한명이 255건을 처리했다.

이에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부터 택배분류작업을 전면거부한다고 선언했다.

대책위는 “분류작업 거부로 추석 택배배송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지만 더 이상 과로로 쓰러지는 택배노동자는 없어야 한다는 심정을 이해해주길 부탁한다”면서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배송하기 위해 분류작업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택배업계 간담회를 열고 택배종사자 안전과 보호조치상황을 긴급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택배업계는 종사자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원활한 택배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석 성수기동안 허브터미널과 서브터미널에 일평균 1만여명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종사자의 안전과 건강보호를 위해 심야까지 배송이 이뤄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종사자가 원할 경우 물량 또는 구역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전형필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유례없던 물동량의 급격한증가로 택배 종사자들이 과도한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가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택배업계 종사자들 이번 대책을 받아들이고 파업을 중단할지는 미지수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7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했다.

강 의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거래가 급증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고향에 내려가지 못해 선물만 보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국토부와 택배업계는 택배 노동자를 보호하는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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