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곳 금융지주·은행, 여성 임원 비중 5.3%
국내 주요 8개 증권사, 여성 임원 비중 4.7%
NH농협지주·우리금융지주 및 한국투자·하이투자 여성임원 0

주요 금융지주·은행·증권사 등 금융권 임원 구성 현황.

 

금융지주사와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이 상반기 임원 인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했으나 금융권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KB금융지주·은행, NH농협금융지주·은행, 신한금융지주·은행, 우리금융지주·은행, 하나금융지주·은행·IBK기업은행 등 11곳의 여성 임원은 모두 7명으로 집계됐다. 대표이사와 행장을 포함해 전체 132명(겸직제외)를 고려하면 여성 임원 비중이 5.3%에 불과해 여전히 한 자릿수였다. 이곳들의 전체 직원 중 여성 직원 비율은 평균 약 51%로 하위직에선 일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지만 관리자급을 넘어 임원으로 올라간 여성은 극히 드물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해 11월 773명 직장인을 대상으로 근무 중인 회사에서 ’유리천장‘이 존재를 설문 조사한 결과 직장인 72.3%가 회사에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남성은 66.55%, 여성 76.65%를 기록해 여성이 남성보다 약 10%가 높았다.

2018년 KB증권에서 업계 최초로 여성 CEO가 탄생해 유리천장이 깨질 것으로 기대를 보았던 증권사들은 어떨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8개 증권사의 여성 임원 비중은 전체 361명 중 17명(약4.7%)를 불과해 타 업종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임원 107명 중 여성 임원이 7명(6.5%)로 집계됐다. 타사 대비 비교적 여성 임원이 많은 편이지만 전체 여성 임원 비중으로 계산하면 여전히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48명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27명 중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KB증권은 전체 임원 54명 중 여성 임원이 3명(5.55%)에 그쳤다. 이 중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포함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여성 인재 육성을 강조한 삼성은 다를까. 삼성증권은 31명 중 3명(9.6%)이 여성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 밖에도 여성 임원 비중은 하나금융투자가 38명 중 1명(2.6%), 신한금융투자가 26명 중 2명(7.6%) 등으로 드러났다. 여성 임원 비중이 비교적 높은 증권사들도 전체 임원 수 대비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 내에서 비교적 높으나 절대적인 숫자는 미래에셋대우(7명)를 제외한 0~3명대 수준이었다.

기업 내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해 정책들이 발의되고 있으나 여성 임원 증가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여성가족부가 2020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148곳 중 여성 임원의 수는 전년 대비 196명이 증가한 139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3만797명 중 4.5% 수준이다.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하지만 증가율이 0.5%P이다.

성차별 지적받은 금융권, 여성 채용은 늘리는 추세이나...

2017년 채용 성차별이 있었던 금융권은 여성 인재 채용을 늘리라는 요구에 여성 채용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신규 채용한 여성 직원은 총 488명으로 전년보다 35명 증가했다. 하나은행도 여성 직원 채용을 74명에서 97명으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로 신규 채용 인원 중 여성 비중을 높여 여성들이 취업하는 데 차별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 채용은 숨통이 트였다 해도 여성 임원 비중은 이렇다 할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4대 은행만 보면 임원은 92명이지만 이중 여성 임원은 총 6명에 불과했다. 국내 대기업 최초 여성 인력 공채를 도입한 삼성전자 한국 본사의 여성 인력은 24.9%이며 여성 임원은 사외이사를 포함해 1065명 중 55명으로 전체의 5.16%에 그쳤다. 현장 영업이 중요한 금융권은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가 공고하게 자리 잡아 다른 산업보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큰 편이다.

8월 5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의 이사로 구성하지 아니하도록‘ 명시했다. 2년 유예기간인 2022년 7월까지 여성 이사를 한 명이라도 선임해야 한다. 하지만 자산 규모가 큰 대기업만, 자산 총계가 2조원 이상이어도 상장하지 않는 증권사는 해당하지 않는 점 등 때문에 법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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