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노벨상 행사도 삼켜버린 코로나
[최연혁의 북유럽 이야기] 노벨상 행사도 삼켜버린 코로나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
  • 승인 2020.09.08 10:32
  • 수정 2020-09-0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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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 연회 모습.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연회는 열리지 않는다. © Nobel Media
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 연회 모습.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연회는 열리지 않는다. © Nobel Media

 

가을학기가 시작되어 학교가 정상적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코로나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학교 수업은 정상적으로 치른다고 교육부가 발표하면서 이번 주부터 아침마다 학생들로 버스와 전철이 붐비기 시작했다.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단호하게 밀어붙였다. 사회 거리두기, 청결, 세척만 잘 지켜지면 학교를 통한 대유형 병의 진행은 차단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 아직 스웨덴은 마스크를 공공장소에서조차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 않는 거의 유일한 유럽 국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이웃나라인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에 비해 엄청난 차이의 확진자와 희생자를 낸 스웨덴은 시간이 갈수록 정부와 질병관리청에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부의 신뢰도가 5월에 비해 20~30% 정도 낮아졌고, 총리의 인기도와 정부여당의 지지도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8월 25일 자 최대 일간 신문인 다겐스 뉘헤터리 인터뷰에 응한 총리는 스웨덴이 택한 코로나 대응방법이 스웨덴의 경제와 복지체제에서 최선의 대안이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지만 싸늘한 국민의 인식은 변하지 않은 듯하다. 유럽연합 국가들 중 마이너스 10% 정도로 가장 낮은 국민총생산 감소율을 보여 경제성적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였으나, 무엇보다도 체감하는 경제 온도는 차갑기 때문이다.

경제가 많이 가라앉았지만 뜨거운 곳도 많다. 고급 요트, 수상오토바이 등의 수상 레저산업은 돋단 배를 탄 듯 시장이 뜨겁다. 매출이 예년에 비해 20~30%가 증가하고, 덩달아 스톡홀름과 예테보리의 군도에 위치한 고급 음식점 등은 불황을 잊은 듯하다. 수상 레저는 가족단위로 즐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전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했던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날리는데 최고라 인기다. 이와 함께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래킹 코스인 쿵스레덴은 전국에서 모인 산악인으로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전국의 유명 스키장은 여름 트래킹 코스로 변신해 국민공원으로 등극을 했다.

인터넷 옥션 회사들도 매출은 껑충 뛰었다. 요트,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중고제품 들의 매매는 옥션을 통해 진행되어 옥션 회사들은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수익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전자피아노 시장도 뜨겁다. 혼자 학습애플리케이션만 다운로드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코로나로 시장은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사람이 군집하는 국제회의, 관광 및 요식 산업, 문화계, 스포츠산업은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가족단위의 여가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통신장비와 컴퓨터 모니터 등의 소비는 빠르게 늘었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도 코로나가 영원히 인류와 함께 하는 질병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앞으로 어떻게 경제를 운용해야 할지 숙제를 남기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원거리 수업은 주로 동영상 녹화나 실시간으로 진행되지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되면 집적 수업에 참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부분은 아직 기술은 개발되어 있지만 응용프로그램 부족으로 적용이 안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앞장서 학교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에서도 코로나 시대 이후 학교교육에 도입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재택근무자들에게도 비대면 회의와 함께 직접 대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한 필수 기술이다. 제품을 직접 보고 만지는 것과 같은 비대면 판매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모든 상품을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만져보지 않아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도래할 수 있다. 4차산업 혁명이 코로나로 그 필요성은 더 커진 셈이다.

앞으로 우리가 잃는 것도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매년 우리가 보아 왔던 행사들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노벨재단은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5월부터 조심스럽게 행사 취소 가능성을 이야기했던 라스 헤이켄스텐(Lars Heikensten) 노벨재단 총재는 재단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정식으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2월 10일 치러지게 될 노벨상 수여식과 뒤이어 스톡홀름 시청 대형 홀에서 진행되는 만찬 행사와 황금방의 무도회는 아쉽게도 볼 수 없게 된다. 수상자와 가족만 참가하는 수여식 TV 중계, 참가하는 못하는 수상자의 원거리 수여식과 강연, 노벨 박물관 디지털 전시관 운영 등으로 대체된다고 노벨재단이 공식 발표했다. 많은 국제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변화의 신호다.

앞으로 코로나 전과 후로 세계는 바뀔 것이 확실하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찾아야 할 시대가 된 셈이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박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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