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위 전체회의 발언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년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한다는 뜻)해서 집을 사는 것보다 공급된 물량을 기다렸다가 분양을 받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30대 청년이 모든 걸 다 끌어모아도 청약 가점을 못 채우기 때문에 집을 살 수밖에 없다‘는 김은혜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30대가 모든 것을 끌어모아도 청약가점을 채우지 못해 매수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하고 정책실패를 청년에게 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날 야당 의원 중심으로 주를 이뤘다.

앞서 김 의원은 "39살에 두 명의 자녀와, 최대한 청약가점을 끌어도 50점대에 불과한데 서울에서 주택을 분양받으려면 적어도 60점 이상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지, 서울에서 공급될 물량이나 신도시 물량을 생각해 봤을 때 조금 기다려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또 김 장관은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매수)'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것이 오히려 청년들 마음을 급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용어가 순화되면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상소문 형식으로 비판해 화제가 된 ’시무7조‘ 청와대 국민청원 글과 관련한 질의가 나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김현미 장관을 겨냥해 “집값이 11억원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어느 대신은 현 시세 11%가 올랐다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시무7조 상소문을 읽어봤느냐‘는 송석준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의 질문에 김 장관은 “읽지는 않았다. 안 읽었다”고 했다. 송 의원이 “시무7조의 상소문 구절구절이 잘못된 주택정책에 대한 부분인데 알고 있으시나”라고 하자 “잘 모르겠다”고 김 장관은 답했다.

송 의원이 이어 “정책을 하려면 민심을 제대로 읽고 국민들이 뭘 원하는 지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자, 김 장관은 “직후에 읽어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시무7조 중에 세금을 내려달라, 집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무시하지 마라 등 글이 31일 오전 기준 39만6694명이 동의할 정도로 세상이 끓어오르고 있는데도 주무부처 수장이 읽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국회 전체회의에서 30대가 법인이 내놓은 매물을 영끌해서 매수하는 현상에 대해 안타깝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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