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간호사 출신 노조위원장
15년째 노조 이끌어
“노조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여성 조합원 역할이 중요”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의사 파업’ 명분 없어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 여성신문에서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현대산업에 우리 여성들이 이 사회를 훨신 더 친화적으로 접근해서 취약계층에서 탈출하고 남녀 모두가 평등한 그날까지 계속 목표를 정해서 와야한다 "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홍수형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위기 상황에서 의사들의 파업은 명분이 없어요. 의사들이 파업에 나선 것은 의료 공공성 확보 목적이 아니라 의사 증원 반대 때문 아닌가요.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공급 과잉이라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어요. 정부와의 대화 채널이 닫힌 것도 아닌데 파업을 강행하하면서 파업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하지 못하고 있고요.”

최미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상임부위원장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대하며 단행한 ‘의사 파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2022년부터 10년 간 의대 정원을 연 400명씩 총 4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의사 부족 문제와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65.7%, 의대 졸업자 수는 58%에 그친다.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하려면 약 5만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 대한의사협회는 한국의 의료 접근성이 높아 확충할 필요가 없고, 무작정 의대 정원만 확대하면 현재의 불균등한 의사 인력 분포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역의사제’를 통해 의사를 확충해도 비수도권 지역 의무복무가 끝나면 수도권 집중이 더 심해져 소용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협은 이런 ‘인력 확대’가 아니라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병원 현장에서 보면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여름이면 흐르는 땀에 눈을 감고 다니는 의사들도 있다”며 “가장 해결해야 할 것은 인원 보충인데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한다는 것은 의사의 존재 가치를 높이려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 여성신문에서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현대산업에 우리 여성들이 이 사회를 훨신 더 친화적으로 접근해서 취약계층에서 탈출하고 남녀 모두가 평등한 그날까지 계속 목표를 정해서 와야한다 "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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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첫 여성 상임부위원장

국문학도를 꿈꾸던 그는 “운명처럼” 간호학과에 진학해 천직을 삼았다. 당시는 간호사를 ‘아 가씨’라 부르던 시절이다. 노조활동에는 관심 없이 열악한 처우가 나아지기만을 바랬다. 최 부위원장이 노조활동가로 처음 나선 것은 2005년. 주위의 권유로 나선 선거에서 간호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이후 7~11대까지 위원장을 연임하며 15년간 노조를 이끌고 있다. 한국노총 최초의 여성 상임부위원장으로 선출된 그는 현재 한국노총 여성위원회를 이끌며 성평등 관점에서 의 고용평등 실현과 여성의 경제·사회·정치적 지위향상과 여성 노조원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0 여성조직화 및 성평등 노동활동 강화’를 한국노총의 2020년 여성활동방향으로 잡았다. △각급 조직의 여성위원회의 설치와 강화 △여성할당제 30% 규정 제정과 실효성 제고 이행조치 강구 △여성조직화를 통한 세력화와 여성조직 역량 강화 △정부와 국회의 노동개악와 반(反)노동정책 기조 규탄 △여성조직을 통한 여성활동의 활성화 및 여성간부의 양성과 활동역량 강화 △모든 여성노동자들과 연대 등도 추진하고 있다.

여성 노조 조직률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한국노총 100만 조합원 중 여성은 약 20만명이다. 최 부위원장은 “여성 노조 조직률이 낮다는 것은 아직도 조직화해야 할, 조직이 필요한 여성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라며 “그 사실을 기억하고 동력을 삼으면 어느 순간에는 임계점을 넘어 더 많은 여성들을 조직화할 수 잇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내년까지 현재 여성 노조원 20만명에서 20만명을 추가로 확충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 부위원장은 “지금 위기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한 신호일 수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서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활동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긍정적으로 보면 지금 차분하게 고민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끼와 머리띠로 대변되는 경직된 노동조합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유연한 모습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진정 노동자를 위한 노동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변화에 여성노동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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