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페미니스트 티셔츠 입은 레드벨벳 조이
커뮤니티 게시글 1건이 '심각한 논란'이라며 기사화

레드벨벳 조이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과 문제가 된 티셔츠. 사진=캡처
레드벨벳 조이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과 일부 커뮤니티가 문제삼은 티셔츠. 사진=SNS 캡처

 

레드벨벳 조이가 때아닌 언론 보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조이가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적힌 패션 브랜드 디올의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직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일자 2시간만에 한 매체가 기사화했고 이는 수많은 커뮤니티로 퍼져나갔다. 언론이 도리어 논란을 키운 셈이다. 

20일 여러 매체가 조이의 이른바 ‘페미니스트 티셔츠’ 논란을 기사화 했다. 조이가 19일 자신의 SNS에 페미니스트 티셔츠를 올려 누리꾼들이 악성댓글을 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이는 19일 오후 자신의 SNS에 “푸른 하늘의 9월 7일”이라는 글귀와 함께 검은 수트 안에 문제가 된 티셔츠를 받쳐입은 사진을 게시했다. 조이는 이날 ‘국가기후환경회의의 푸른 하늘의 날(9월 7일)’ 홍보대사 위촉식에 해당 옷차림으로 참석했다. 해당 인스타그램에는 팬들의 긍정적인 댓글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비슷한 시간 한 커뮤니티에 ‘조이 티셔츠 너무 이기지적이지 않냐’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20일 현재 해당 게시글은 740개의 댓글이 달렸다.

문제는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지 2시간만에 한 언론매체가 게시글 안에서 벌어진 설전을 기사화하고 이후 여러 매체가 ‘심각한 논란’이라며 기사화하면서 벌어졌다. 

20일 오후까지 10여 건 가량 되는 기사가 나오며 페미티스트 티셔츠 논란은 수많은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다. 커뮤니티의 성향에 따라 댓글의 분위기는 다르지만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극단적인 형태의 악성댓글들까지 범람하는 상황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언론은 ‘논란’이라고 하며 보도를 하지만 정작 알고보면 SNS나 한 커뮤니티의 게시글 하나 등인 경우가 많다. 유명 연예인에 대한 건수를 물색하고 전부 보도하는 상업적 태도가 과연 기자와 언론의 책임감있는 태도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사에 의해 악성댓글의 표적이 되었던 대표적인 인물이 설리였다. 설리의 SNS 게시글까지 모든 동정이 기사화됐고 악성 댓글의 표적이 됐다“며 ”작은 논란이 기사화 돼며 큰 논란으로 변해 버리는 현상은 언제나 있었고 대상은 항상 여성 연예인이었다“고 덧붙였다.

황진미 문화평론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지겹고 유치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황 평론가는 ”3년 전 기사를 주어만 바꾸어 써도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결국 인터넷과 언론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악성댓글에 시달렸던 고 설리(25·최진리)와 고 구하라(28)의 극단적인 선택 후 악성댓글의 창구로 지목 됐던 다음과 네이버 포털 사이트는 모든 연예기사에서 댓글창을 없앴다. 당시 이른바 ‘설리법’으로 불리는 혐오·차별 표현을 담은 정보의 유통을 규제하는 악플방지법 등도 발의됐으나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모두 자동폐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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