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첫 공판 진행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 났으나
시민들 진정서 제출하고 시위한 끝에
2년만에 기소 돼

가해 교사 "인정 안 한다"

2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복부지방법원 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가 '용화여고 스쿨미투 사법정의 실현'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2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복부지방법원 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가 '용화여고 스쿨미투 사법정의 실현'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스쿨미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쿨미투의 신호탄을 당긴 용화여고 졸업생 및 재학생 230명이 가해 교사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용화여고 위드유(WITH YOU)’는 20일 가해교사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서울북부지법에 졸업생 및 재학생 230명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탄원서를 쓴 이들은 1992년부터 2020년까지의 용화여고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다.

용화여고의 스쿨미투 재판은 지난 6월 시작했다. 검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전직교사 A씨를 2018년 4월부터 수사해 그해 12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불기소 결정에 150여개 시민단체와 82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1인 릴레이 시위가 이어졌다.

검찰은 2019년 2월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진정서를 제출한 후에야 A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교육청 특별감사를 통해 성폭력에 연루된 교사 18명 중 15명은 정직과 견책 등의 징계를 받은 뒤 학교로 복귀했다. A씨는 파면됐으나 지난 6월 법정에서 “일부 혐의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공소 사실 중 교복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신체 일부를 만졌다거나 입으로 볼을 물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졸업생들이 모여 쓴 탄원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너는 여자로서 매력이 떨어진다’ ‘수학여행에 가면 섹시백이나 춰라’ ‘투명 수영장을 만들어서 밑에서 너희가 수영복 입은 걸 보고 싶다’ 이런 말들이 수업시간에 나오면 저희는 모르는 척 그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래야 그 선생의 눈에 들지 않고 무사히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면 괜찮을 테니까, 3년은 곧 지나갈 테니까. ”

“그 선생님이 학교에 계속 남으면 우리가 좋아한 후배들은 계속 고통 받을 것을 알았다. 그래서 목소리를 냈다. 먼저 목소리를 내준 선배들과 함께 학교를 바꾸고자 포스트잇을 붙이고, 연대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는 2018년 4월 시작했다. 당시 학생들이 창문에 포스트잇을 ‘ME TOO’ ‘WITH YOU’로 붙인 모습이 공개되며 스쿨미투는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는 학창시절 용화여고에 재직했던 전직 교사 A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졸업생들의 고백에 후배들이 응답한 것이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가해교사 A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은 21일 오후 4시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예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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