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창작 판소리 집단 '우리소리 '모색''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이자
기념일 지정되게 한 김학순 기리는 창작판소리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우리소리 모색과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기림의날  위안부 피해자 여성인권운동가들을 기리며 '별에서 온 편지' 판소리를 창작해 불렀다. ⓒ홍수형 기자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우리소리 모색과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기림의날 위안부 피해자 여성인권운동가들을 기리며 '별에서 온 편지' 판소리를 창작해 불렀다. ⓒ홍수형 기자

 

 

“남을 미워한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건 줄 아느냐. 그래도 니놈들의 만행을 만천하에 알리려면 내 몸 하나 불살라서 모조리 공개하겠다!”

 

소리꾼의 울분에 찬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때 해금 선율이 긴장감을 더 했다. 호랑이의 눈처럼 이글거리는 눈이 금방이라도 소리를 듣는 사람들을 창으로 궤뚫을 듯 했다. 쩌렁쩌렁 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에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14일 창작국악 우리소리 ’모색‘이 선 보인 창작 판소리 ’별에서 온 편지‘의 한 대목이다. 이날은 바로 소리꾼이 모사한 30년 전 고 김학순(1924~1997)이 서울 여성단체연합 건물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증언을 한 날이었다.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제작한 ’별에서 온 편지‘는 기획·연출에 정은숙, 소리꾼 정세연이 선보이는 창작 국악이다. ’일본군‘위안부’ 기림의 날‘은 2012년 아시아연대회의에서 8월 14일로 정했으며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국가기념일로 기리고 있다.

김학순은 1997년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꼿꼿한 자세로 줄곧 자신의 피해에 당당하고 일본에 호통을 쳤다. 그의 생애는 수많은 사람에게 용기이자 빛이 되었다. 김학순의 공개 증언 후 240여 명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앞으로 나왔다.

’별에서 온 편지‘는 김학순이 1991년 공개 증언을 나서기까지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즐겁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김학순이 천진하게 웃음을 띠고 꿈을 찾아 북경으로 가기까지 소리꾼의 목소리는 그저 천진하다. 곧 중모리와 휘모리로 몰아치는 장단은 김학순의 일본군’위안부‘ 당시의 처절함을 관객들의 심장에 울린다.

반복되는 “가자 가자, 어서가자.”는 김학순이 무엇을 바랐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이어진다. ’가자‘는 말과 이어지는 50여 년의 세월에 소리꾼의 목소리는 허망함, 분노, 결단, 용기로 제각기 들린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우리소리 모색과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기림의날 위안부 피해자 여성인권운동가들을 기리며 '별에서 온 편지' 판소리를 창작해 불렀다. ⓒ홍수형 기자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우리소리 모색과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기림의날 위안부 피해자 여성인권운동가들을 기리며 '별에서 온 편지' 판소리를 창작해 불렀다. ⓒ홍수형 기자

 

이번 작품은 코로나19로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사전 녹화 후 온라인 중계했다. 14일 오후 6시30분 여성신문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 되는 동안 시청한 백여 명 남짓의 사람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슬픔과 분노,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현재 창작판소리 ’별에서 온 편지‘는 여성신문TV 유튜브채널(https://youtu.be/MzIr2MSb-GQ)을 통해 무료로 전체를 볼 수 있다.

(사)여성문화네트워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작품을 알리기 위해 영어 자막을 삽입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2020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서울특별시 성평등기금 공모사업으로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 창작 판소리 집단 ‘우리소리 ’모색‘’이 창작에 참여했다.

문의 02-2036-9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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