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의혹' 피해자 측 "김주명 사실 부인에 유감... 증거 이미 제출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 측이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전보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기본적 사실조차 부인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경찰은 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주명(57)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원장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3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성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된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 중 첫 번째 솧환이다.

김 원장은 오후 1시30분경 취재진에게 “오늘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며 “제가 알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내용을 소명하고, 제가 갖고 있는 자료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보 요청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성추행을 조직적으로 방조하거나 묵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지난달 10일 김 원장 등 4명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가세연이 고발한 전직 비서실장은 김 원장,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 등이다.

김 원장은 가세연의 고발에 대해 “가세연의 무고 행위는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의 명예와도 관련된 문제”라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치적 음해를 목적으로 고발한 가세연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엄정한 법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김 원장의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피해자 지원단체와 공동변호인단은 “기본적 사실조차 전부 부인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관련 증거자료는 경찰에 이미 제출했으며, 대질신문에 응하는 등 수사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30일 상임위에서 서울시청의 직장 내 성추행 묵인·방조 의혹에 대해 직권조사 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피해자 지원단체와 공동변호인단은 지난 28일 인권위의 직권조사를 요구하고 진정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2차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A씨가 4년간 20명의 업무 관계자들에게 고충을 털어놓았으나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해줄 테니 다시 비서로 와달라. 몰라서 그랬을 것이다', '예뻐서 그랬겠지', '시장에게 직접 인사 허락을 받아라' 등의 답변만 들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동료 등에게 박 시장이 자신에 보낸 속옷 사진 등을 보이고 피해를 말하기도 했으나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