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불법촬영 후 도주한 영국 남성,
덴마크서 체포해 지난달 국내 송환
한국 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여성 주로 촬영
영국인 계정 소지 촬영물 198GB 모두 삭제

일명 '빨간마후라 비디오'로 불리는 남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불법촬영 비디오를 보고 자란 남성들은 소라넷과 다크웹 웰컴투비디오를 거쳐 텔레그램 N번방에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처벌받은 남성은 없었다.ⓒ여성신문
한국에 머무르며 한국 여성에게 접근해 불법촬영 후 해외로 도피했던 영국인 남성이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여성신문

 

한국에 머무르며 한국 여성에게 접근해 불법촬영 후 해외로 도피했던 영국인 남성이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불법촬영 피해를 입은 한국 여성이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12일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로 구속된 영국인 A씨를 지난 2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영국인 남성 A씨는 지난 2018년 8월 9일부터 18일까지 국내에 머무르며 서울 홍익대 앞과 이태원 등 서울 주요 관광지를 지나가는 여성에게 접근해 말을 걸었고 성적인 질문을 건네는 와중에 소형 카메라를 활용해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10명에 달하는 한국 여성을 불법 촬영했다.

A씨는 한국인 여성을 자신의 숙소로 유인해 강제추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와 불법 촬영한 영상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회원들에게 1인당 27달러씩 유포 및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1월 덴마크 경찰에 의해 현지에서 체포돼 지난달 31일 국내로 송환돼 구속됐다.

경찰은 영국인 남성이 한국인 여성을 몰래 찍은 불법 촬영물을 해외 사이트에 게시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A씨가 출국하자 곧바로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경찰은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A씨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폐쇄하고 A씨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클라우드 등에 저장된 약 198GB 규모 국내외 불법 촬영물을 모두 삭제했다. 삭제된 영상물은 1시간 분량 영상 데이터 용량이 1.4GB 안팎임을 고려하면 영화 130~140편 정도에 달한다.

A씨가 한국과 홍콩, 대만 등 여러 아시아 국가를 여행하면서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온라인에서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외국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고 있는지 인터폴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 신설에 따라 불법 촬영물 소지·구입·저장·시청 행위에 대해 대응하고 있어 경찰은 법을 알지 못해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개정 사항을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운영한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의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7일 기준 디지털 성범죄 사범 1710명(1299건)을 검거해 174명을 구속하고 892명을 기소 송치했으며 818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법 개정에 따라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강화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나간 외국인은 끝까지 추적해 수사해 엄정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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