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사진. ⓒ픽사베이
기사와 무관한 사진. ⓒ픽사베이

공공기관과 언론·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공공언어들로 국민이 겪는 불편이 크다. 여성신문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공언어를 위해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쳐나간다.

미디어·뉴스 보도 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어려운 용어로 인해 국민의 이해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전염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이러한 상황을 표현하는 새로운 말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만들어진 용어 대부분이 외래어로 돼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뉴스 속에는 어려운 용어가 가득하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인 ‘새말모임’을 운영해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정부부처와 언론상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달 코로나19 장기화에 생겨난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 대신 ‘코로나 우울’을 사용할 것을 권유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 우울, 무기력감을 뜻한다. 문체부가 지난 8월 3일부터 4일까지 국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9.6% 이상이 ‘코로나 블루’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 블루’를 ‘코로나 우울’로 바꿔 쓰는 것에 긍정적이라는 응답자도 전체의 93.4%였다.

위드 코로나 시대→코로나 일상

코로나19를 예방하며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시기를 가리키는 말인 ‘위드 코로나 시대’도 ‘코로나 일상’으로 선정됐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해 ‘위드 코로나 시대’의 대체어로 ‘코로나 일상’을 선정했다. 이에 대해 8월 18일부터 19일까지 국민 약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체부의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55.7% 이상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코로나 일상’으로 바꾸는 데 응답자의 96%가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풀링검사→취합 선별 검사

‘풀링 검사’는 ‘취합 선별 검사’로 대체됐다. ‘풀링 검사’는 여러 사람에게서 검사 대상물을 채취한 후 모두 섞어 한꺼번에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그 결과가 양성이 나오면 검사 대상자들을 개별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대규모 인원의 감염 여부를 빠른 시일 안에 확인하는 데 용이한 선별 방법이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6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풀링 검사’의 대체어로 ‘취합 선별 검사’를 최종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풀링 검사’처럼 어려운 용어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러한 용어를 ‘취합 선별 검사’와 같은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어려운 말에 대해 50대 정 씨는 “시대가 변한 느낌이 든다. 아예 없었던 말이 생겨난 것 같아서다”라며 “고유어가 아무래도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도 있지만 우리 세대 사람들은 아마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대 유 씨는 “아무래도 보도를 할 때 영어를 사용하면 길게 풀어 쓸 필요가 없어 간결하고 편할 수도 있겠다”라며 “그러나 20대인 나도 이해되지 않는 단어가 있고 그 뜻을 찾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코로나 블루’”라며 “‘블루’(blue)의 사전적 의미는 파란색이다. 그러나 함축적 의미로는 ‘우울’을 상징한다. 단박에 코로나 우울이라고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외래어의 사전적 의미는 알아도 함축적 의미까지 국민들이 간파할 수는 없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고유어를 사용함으로써 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

장했다.

30대 박 씨는 “솔직히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쉬운 우리말로 써야 한다’는 언어적 고려는 정부뿐 아니라 언론사에서도 뒷일로 미뤄질 것 같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외래어가 범람하는 상황이 이해된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와 관련된 용어는 특히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관련 보도 시 어려운 말을 더더욱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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