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현 구세군디딤돌원장
한 지붕 두 가족 사는 구세군디딤돌서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생활하며 미혼모의 자립 지원에 주력

6일 오전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김지현 구세군디딤돌 원장은 "저희 구세군디딤돌은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는 첫 과정에 저희는 도움을 주기에 엄마와 아이들이 자립을 잘 준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홍수형 기자
6일 오전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김지현 구세군디딤돌 원장은 "저희 구세군디딤돌은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는 첫 과정에 저희는 도움을 주기에 엄마와 아이들이 자립을 잘 준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홍수형 기자

김지현 구세군디딤돌원장은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구세군서울후생원에서 근무했다. 구세군서울후생원은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들이 생활하고 있는 시설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상자인 ‘베이비박스’(baby box)와 비슷한 곳이다. 지난 3월 새로 둥지를 옮긴 김 원장은 이제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키우겠다는 의지를 가진 엄마들 곁에 서기로 했다.

-지난 3월 구세군디딤돌원장으로 부임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오래 종사했어도 미혼모시설은 처음이라 초반에는 낯설었다. 원래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을 양육하는 시설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육을 포기하지 않고 직접 키우겠다는 의지를 가진 엄마들과 지내고 있다.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약 6개월간 미혼모들과 함께하다보니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체감 중이다. 사실 외부인이었을 때는 이들을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와서 겪어보니 미혼모 문제는 다양한 복지들 중에 사회적 관심도가 떨어져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며 독립하는 과정을 보고 싶어 구세군디딤돌원장에 지원했다고 들었다. 
“엄마들이 시설에 있다가 퇴소를 하면 그 다음부터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다.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것은 경제적인 부분부터 힘들다. 엄마가 경제활동을 하게 됐을 때 아이 돌봄을 누군가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신종 코로나전염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보육을 맡기기도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도 한 엄마가 취업을 위해 면접을 봤는데 취업이 되도 문제이고 안 되도 문제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육아로 인해 하루 8시간 이상을 할애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현재 퇴소 및 자립 준비 계획이 뒤로 밀리고 있다.”

-구세군디딤돌은 생후 36개월이 안 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가 입소할 수 있는 시설이다. 한 집에 두 세대, 즉 두 엄마가 아이들을 키우는 공동생활가정이다.
“구세군디딤돌은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두 미혼모가 서로 의지하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 잠깐 아이를 봐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걱정인 월세, 주거 안전 등에 대한 보장이 된다. 입소를 하면 2년 간 생활할 수 있고, 1년 연장도 가능하다. 3년 동안 생활비도 별도로 드는 일이 없다. 식비나 보육비 등 생활비가 지원되기 때문이다. 시설 내 엄마들 대부분이 아이 임신과 함께 직장을 그만뒀다. 그러나 시설에서 지낼 때는 혼자 지낼 때보다 금전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엄마가 대학에 다니고 싶거나 각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김지현 구세군디딤돌 원장은 "저희 구세군디딤돌은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는 첫 과정에 저희는 도움을 주기에 엄마와 아이들이 자립을 잘 준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홍수형 기자
6일 오전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김지현 구세군디딤돌 원장은 "저희 구세군디딤돌은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는 첫 과정에 저희는 도움을 주기에 엄마와 아이들이 자립을 잘 준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홍수형 기자

-퇴소 이후 미혼모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조언도 했다.
“우리는 가족처럼 함께 생활한다. 엄마들한테 할 수 있는 선에서 조언도 하고 언니같이, 이모같이 의논의 시간도 가진다. 그럴 때마다 엄마들이 ‘여기 아니었으면 어떡할 뻔 했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러나 한정된 기간으로 인해 그들이 퇴소를 하면 자립을 해야 하는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때 모자가정시설에 가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시설 외에도 2, 3차 시설들이 있어서 잘 알아보고 이용하면 좋다. 이전에 서울후생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엄마들이 혼자 아이를 키우다 힘들어서 포기하는 일이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난 6일 유니클로와 함께 진행한 ‘맘플러스(MOM+)캠페인’의 초기 단계부터 관여하며 협업했다고 들었다.
“유니클로 측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 회사 차원에서 한부모가족을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관심 있게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여줬다. 그래서 시설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의논하며 지난 7월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에 임산부와 신생아를 위한 의류 키트 지원을 1차적으로 진행했다. 미혼모들은 갑작스러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태어날 아이가 입을 의류를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맘플러스(MOM+)캠페인’의 두 번째 활동으로 우리 시설 엄마들이 직접 매장에 와서 아이와 엄마들의 옷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보통 의류 후원을 받으면 이월·재고상품을 받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주문을 하는데 그렇지 않아 엄마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가장 바라는 점은.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처음의 과정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즉 엄마들의 자립이 궁극적인 목표다. 출산 이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애착은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등 정보 교육도 계속할 계획이다. 이어 엄마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취업교육을 진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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