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국 전공의들이 하루 간 집단 휴진(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분당 차병원.ⓒ뉴시스

 

7일 전국 전공의들이 하루 간 집단 휴진(파업)에 돌입했다. 전공의 파업은 6년 만으로 정부가 향후 10년 간 의사 4000명을 증원하고 공공병원을 세우겠다는 방침에 따른 반발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7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응급실과 분만실, 투석실 등 필수인력을 포함한 모든 전공의의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전공의는 인턴·레지던트로 대학, 대형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수련 중인 의사다. 전국 전공의 1만6000명 중 전날 약 70%가 파업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대형병원부터 상급종합병원 40개소 등 121개 수련병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은 “2년 전 정원 50명의 서남대 의대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해 폐교해 의대생의 교육권을 앗아간 나라가 의학 교육 내실화 대책 없이 포츌리즘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파업과 함께 장외 집회를 이어간다. 대전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등 전국 8곳에서 대규모 집회도 벌일 예정이다.

전공의들의 파업에 대학병원들은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과 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은 임상강사와 교수 등 대체 인력을 투입했고 일부 수술을 연기했다. 서울대병원은 분당 서울대병원까지 합치면 전공의가 약 900명, 세브란스병원은 800여 명에 달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파업으로 약 18건의 수술 일정을 미뤘다. 서울성모병원은 각 진료과에서 대체 근무 계획을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

대형병원들은 파업 방침에 교수와 펠로우십 등 대체 인력을 투입해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외래 진료가 예약제로 운영되고 일반 수술도 하루 이틀 정도 일정 조정을 해 차질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응급실 업무에서 빠진 전공의 대신 진료과별 전임의와 교수들이 업무를 대체했다.  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운영은 기분 문진부터 진료와 검체 채취까지 단계에 따라 간호사부터 강사급 이상 의료진이 담당하도록 했다. 다만 환자와 보호자들이 종합병원에서 진료 공백과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가 집단 휴진을 하는 이유는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2022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 10년간 4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고 이 중 3000명은 ‘지역의사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해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복무하는 지역 의사를 육성하기로 발표했다. 10년간 의무복무하는 지역 의사제에 의대생들은 진로 탐색과 수련 과정을 막는 정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개원의 위주인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전공의 편에 섰다. 의협은 오는 14일 총파업을 예고해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13만명 수준이며 현재 활동하는 의사 수는 10만명 정도로 추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6만명과 비교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오후 전북대 병원을 방문해 전공의 집단휴진에 따른 진료 공백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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