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의원 “장애 비하 표현 조심해달라” 지적
전장연 “명백한 장애 혐오표현...반성·사과하라” 촉구

7월 2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광재 의원이 질의 중 ‘절름발이’ 표현을 사용하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이를 지적하고 있다. ⓒ국회방송·정의당
7월 2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광재 의원이 질의 중 ‘절름발이’ 표현을 사용하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이를 지적하고 있다. ⓒ국회방송·정의당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에 “장애인 혐오·비하”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발언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 의원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1주택자 보호 방안’ 관련 질의 중 나왔다. 이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기재부가 적극 협조하라는 취지의 발언 중,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 발언은 장애인 비하”라는 지적이 곧바로 나왔다. 이날 기재위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자기 차례가 되자 “여기 함께 앉아 계신 동료 위원님 여러분께 당부드린다”며 “‘절름발이’는 명백한 장애 비하 표현이다. 이광재 위원님 정도로 굉장히 오랫동안 정치를 하신 분께서도 자연스럽게 장애 비하 발언을 사용하신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그런 표현이 얼마나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반증한다. 어느 순간에도 국민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들은 조심해서 사용해 주시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도 5일 성명을 내고 “절름발이는 논쟁의 여지조차 없는 명백한 장애인 혐오 표현”이라며 “이 의원은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올해 1월 9일, 민주당은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이 나오자 즉시 비판 논평을 냈다.
올해 1월 9일, 민주당은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이 나오자 즉시 비판 논평을 냈다.

전장연은 지난 1월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에 민주당이 “장애인 혐오 표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던 일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반성을 촉구했다. 올해 1월 9일, 주 의원은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후 MBC 라디오 방송에서 “(정 후보자가) 이 상태로 총리가 된다면 ‘절름발이 총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즉시 “주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라”는 논평을 냈고,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고 인식 개선에 앞장서야 할 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언어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이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해 장애인들의 가슴에 더 큰 상처를 주는 막말을 차단하겠다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 등 단체는 지난 1월 "최근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뿐만 아니라 5.18민주화운동 왜곡,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모욕까지 혐오표현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적 장애인 비하 표현으로 '절름발이 행정', '꿀 먹은 벙어리', '눈 먼' 등이 꼽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