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언론·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공공언어로 국민이 겪는 불편이 크다. 여성신문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공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쳐나간다.

ⓒ여성신문
ⓒ여성신문

어려운 정책용어와 그 순화어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실제 정부 기관에서 정책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10개의 제시어 중 8개를 ‘어렵다’라고 꼽았다. 반면 국립국어원(국어원)이 이를 순화한 10가지 용어에는 과반수가 ‘충분히 이해함’을 선택했다. 또한 일반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표현은 국민의 정책 관심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97.1%가 응답했다.

설문에 제시한 단어들은 작년 12월 국어원이 발간한 ‘2019년 중앙행정기관 공공언어 진단’ 보고서 중 ‘정부업무보고자료의 어려운 정책용어 목록’에서 발췌했다. 여성신문은 이 중 10가지를 임의로 뽑아 해당 용어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응답자들이 ‘어렵다’라고 선택한 단어는 △‘글로벌에이징센터’(56.4%), △‘웰니스관광’(53.6%), △‘골든시드프로젝트’(77.1%), △‘그린아시아이니셔티브’(78.6%), △‘융합얼라이언스’(58.6%), △‘디지털컴패니언’(57.9%), △‘한중 우호 카라반’(62.9) △‘팁스(TIPS)’(77.1%)이었다.

국어원은 이 같은 어려운 정책용어에 대해 보다 쉬운 말(순화어)로 개선안을 제안했다. 시민들은 국어원이 제시한 10가지 순화어에 대해 높은 수치로 ‘충분히 이해함’을 선택했다. 국어원이 제시한 개선안은 아래와 같다.

글로벌에이징센터→국제 노인 인권 센터

웰니스관광→건강 치유 관광

골든시드프로젝트→(수출용) 우량종자 육성 사업 / 황금 종자 사업

그린아시아이니셔티브→청정 아시아 주도권

융합 얼라이언스→민관 합동 연합(체)

디지털 컴패니언→한중 우호 교류단

한중 우호 카라반→(민간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팁스(TIPS)→동반자 로봇

제시된 순화어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항목에는 ‘이해하기 쉽다’가 82.1%로 가장 많았다.

‘평소 정책용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53.6%가 ‘어렵다’라고 선택했다.

정책용어에는 응답자의 75%가 ‘외래어, 외국어’가 많다고 답했다. 이어 한자어가 15.7%, 고유어가 5.7%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표현은 국민의 정책 관심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7.1%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앞으로 정책용어가 어떻게 바뀌면 좋을 것 같나’라는 항목에 응답자 대부분이 순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A씨는 “순화어로 제시된 직관적인 단어가 매우 읽기 편했다”라고 밝혔다.

B씨는 “가능한 어려운 한자어나 외국어를 지양하고 고유어로 대체하는 것이 이해도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C씨는 “불필요한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라며 “한자어 사용도 줄이면 좋겠다. 고유어가 의미 전달에 훨씬 명확하다”라고 했다.

응답자들은 부득이하게 외래어 혹은 한자어를 사용할 때에는 말뜻을 풀어주는 주석을 달거나 시민 공모를 통해 순화어를 만들어 널리 알리는 등 여러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D씨는 “가급적 고유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외래어보다도 낯선 고유어는 과하게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제시했다.

E씨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과 같이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괄호 속에 로마자를 기입하는 식으로 병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썼다.

F씨는 “시민 공모 등을 통해 쉬운 말로 바꾸어 정보 접근성이 높아졌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G씨는 “말이 길어지더라도 가능한 쉽게 풀어 썼으면 좋겠다”라고 응답했다.

H씨는 “영어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지양하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설문조사는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했으며 총 420명의 시민들이 응답했다.

응답자는 △서울 40.7%, △경기 30.7%, △인천 5% 순으로 대부분 수도권에 분포했다.

직업군에서는 학생이 42.1%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직장인(32.9%), 일반인(18.6%) 순이었다.

연령대는 20대(55%)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30대(22.1%), △10대(13.6%), △40대(5.7%), △50대(2.1%)가 뒤를 이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