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의원, 전국아동보호전문기관협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기자회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동학대 예산 증액 및 종사자 처우개선 촉구'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동학대 예산 증액 및 종사자 처우개선 촉구'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지난 6월 연달아 일어난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건 이후 정부가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은 방지대책에 아보전이 처한 열악한 현실이 반영돼있지 않다며 "기관 확충과 권한 확대,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촉구 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아동보호전문기관협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아동보호전문 기관의 확충과 권한 확대, 예산 확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시군구별 확충과 더불어 아동학대 예방사업 예산의 보건복지부 일반회계 전환을 요구했다. 2018년 기준 3만6천여 건에 달하는 아동학대 신고접수를 전국 아보전 68개가 전담하고 있어 선제적이거나 효과적인 업무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보전 1개 기관이 한해 5천여 건에 달하는 사례를 관리하는 셈이다.  

협회 측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시군구별 1개소 이상의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들의 업무강도와 중요성, 경력이 고려되지 않은 채 인권비가 수년 간 동결 조치된 상태”라며 노동환경 개선을 함께 요구했다.

이어 “아동학대 예방사업의 운영부처는 보건복지부지만 설치 및 운영 재원은 법무부의 범죄피해자 보호기금과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으로 나누어져있다”며 “아동학대 예방사업의 일관적 추진이 어려운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동학대 예방사업 예산의 보건복지부 일반회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보전 종사자의 사례관리 권한과 학대 가정에 대한 개입 권한을 강화하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29일 제11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학대 피해 아동의 조속한 구조를 위해 정보 시스템을 통합하고 민법 제915조가 보장하던 자녀 징계권을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지자체별로 1인을 두고 학대자와 피해 아동의 즉각 분리 권한 등을 부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방지대책 발표 이후 아보전 등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보전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수치가 없었다. 또 그동안 아보전의 소극적인 대처의 원인으로 지적된 아보전 권한 강화와 충분한 예산 확보 등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현장에서 문제로 지적했던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법무부, 교육부 등 아동 학대 사건에 관계된 부처들로 나뉘어진 사업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와 종합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 아동들 중 82.0%는 학대를 한 부모에게 돌려보내진다. ⓒ여성신문
보건복지부와 종합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 아동들 중 82.0%는 학대를 한 부모에게 돌려보내진다. ⓒ여성신문

 

한편 지난 6월 천안 가방 감금 학대 사건과 경남 창녕 학대 사건 당시 아동복지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아동복지법 제42조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목적을 ‘아동학대와 방임의 문제에 전문적으로 개입할 때에는 가정 보존과 가족 기능의 회복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고 밝힌다. 이러한 법의로 피해 아동의 보호와 학대자에 대한 처벌보다 가정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에 아보전과 경찰 등이 힘쓰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학대 사건 담당자들의 권한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8년 보건복지부와 종합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82.0%는 학대를 한 부모에 돌려보내지며 학대피해아동쉼터로 옮겨졌던 아동마저 51.2%가 학대 부모로 돌아갔다. 아동학대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나오는 비율 또한 3.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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