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고 한다. 청순하고 자연스러운 미인들이라고 한다. 그들의 웃음과 몸짓이 좋아죽겠다며 언론이 '난리부르스'를 친다. 지난 주 대구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에 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들 말대로 '미녀'들이어서? 아님 '동포'여서?

여성응원단도 아니고, 스포츠응원단도 아니고 미녀응원단이라니…. 응원단으로 참가한 여성들 개개인은 분명 나름의 아름다운 외양과 내면을 가진 여성들이리라 믿는다. 그러나'미녀'라는 단어 속에 웅크리고 있는 남성들의 대책없이 감상적이고, 뜬금없이 마초적인 속내를 생각해보라. 응원단을 리드하는'미녀'라는 단어는 심청이 앞의'효녀'나 춘향이 앞의 '열녀'만큼이나 편협하고 전형적인 틀 속에 여성을 가둔다.

탈북여성이자 이화여대에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는 시인 최진이씨는 이 부분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남한 남성들이 북한여성을 선호하는 이유가 '성적순결'이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이 정말로 성적 순결이 주요 문화코드로 작동하는 사회라면 국가가 여성을 집단적으로 관리하는 행위인 미녀응원단 조직과 같은 발상은 전혀 가능할 수 없다”고 일침을 놓는다. 남자들이여, 꿈 깨라다!

무엇보다 동원되고, 훈련된 그룹이 표현하는 일사불란한 퍼포먼스들… 그들의 척척 들어맞는 응원방식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지난해 6월 월드컵 때 태극기를 두르고 걸치고, 거리로 광장으로 뛰어나간 우리 여성들의 역동적이고 자율적인 모습을 기억해보라. 얼마나 힘있고 당당하며 그리하여 진정 아름다웠는지. 북한응원단의 모습은 말할 수 없이 답답하고, 지루하다.

차라리 그들이 경기를 보면서 팔짝팔짝 뛰어오르고, 미친 듯이 박수를 치고, 부둥켜안고 엉엉 울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그렇게 그들의 생생한 젊음을 뜨거운 가슴을 드러내고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들의 꾸며진 화려함 뒤로 북한의 인권문제나 기아상태를 본다는 사람들도 있다.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미녀응원단의 미녀들을 통해서는 도통 북한의 여성들을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그들은 북한의 여성을 대표하지 않고 북한의 정권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북한 응원단에 대한 남한의 과잉 관심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응원단이라는 신무기를 풀어놨다”고 비꼬았다.

응원단을 신무기로 비유한 뉴욕타임스의 발상은 끔찍하다. 신무기라나… 신무기를 만든 북한에게도 신무기에 휘둘리는 남한에게도, 무엇보다 신무기 꼴이 되어버린 북한의 여성 응원단에게도 같은 여성으로서 남한의 여성들에게도 모두 모욕적이다. 그러니… 모욕당한 우리(우리가 과연 우리로 묶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여 이제 제발 오버하지 말자.

황오금희기자egalia2@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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