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지난 16일 KBS 뉴스9 이소정 앵커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모습. 이 앵커는 소설가 정세랑씨의 소설 문장을 소개하며 피해자가 겪는 심각한 2차 피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KBS 방송 캡처
지난 16일 KBS 뉴스9 이소정 앵커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모습. 이 앵커는 소설가 정세랑씨의 소설 문장을 소개하며 피해자가 겪는 심각한 2차 피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KBS 방송 캡처

 

KBS 뉴스9을 진행하는 이소정 앵커가 뉴스 도중 성폭력 피해자를 향한 심각한 2차 가해를 비판하자, 일부 지지자들이 이 앵커의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 조사 중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방송해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 뉴스9 이소정씨 하차 청원’이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오후 8시 현재 3300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KBS 뉴스9의 이소정씨는 공영방송의 앵커의 역할을 함에 있어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 형태의 가해였다’라고 말을 함으로써 현재 경찰에서 확인 중인 사안을 소설의 한 문구로 시청자를 확증 편향에 이르도록 해 방송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시장 임기 중 발생한 고소인의 성추행 고소와 사망경위는 현재 경찰 등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라면서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방송해 사법부의 판단이 이르기 전에 결론을 내리고 고인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 뉴스에서 피해호소인의 입장을 첫 꼭지에 다루고 마지막 꼭지에 소설의 한 문구를 인용해 모든 사안이 결론이 난 것처럼 시청자가 생각하도록 보도했다”고 썼다.  

일부 지지자들은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보배드림 등에 청와대 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앞서 이 앵커는 지난 16일 방영된 KBS 뉴스9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소설가 정세랑씨의 소설 ‘시선으로부터,’ 중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라는 문장을 소개했다.

이 앵커는 “누군가의 죽음이 살아남은 이에겐 돌이킬 수 없는 가해가 된다는 의미”라며 “이 문장이 수없이 공유됐다는 건 그만큼 공감하는 마음이 많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가 사라진 상황. 진실의 무게는 피해자가 짊어지게 됐고, 피해자 중심주의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려하던 2차 가해도 범람하고 있다”며 “4년간 뭐하다 이제 와 그러냐는 한 방송인의 발언이 논란이 됐고, 한 현직 검사는 팔짱 끼면 다 성추행이냐는 비아냥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고통을 염두에 두고 진실을 찾아가는 것.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앞서 SNS에서는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라는 문장이 수없이 공유됐다.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과 이후 피해자를 향해 쏟아지는 2차 가해에 대해 여성들이 피해자와 연대하겠다는 뜻에서 공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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