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과학과 근로장학생 모집에
‘남학생 우대’ 문구 27일 삭제
학교 측 “여학생 지원자도 많아
무조건 남학생 뽑겠다는 뜻 아냐…
동일한 문제 발생 않도록 조심”
재학생들 “학과 해명에 더 실망…
총장이 공식 사과하라” 촉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과학과가 근로장학생을 모집하며 ‘남학생 우대’를 명시했다 성차별 논란이 일자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사진=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과학과 홈페이지 캡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과학과가 근로장학생을 모집하며 ‘남학생 우대’를 명시했다 성차별 논란이 일자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사진=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과학과 홈페이지 캡쳐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통대) 컴퓨터과학과가 근로장학생을 모집하며 ‘남학생 우대’를 명시해 성차별 논란이 일자 27일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방통대 컴퓨터과학과 측은 “실수였다”며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보기 “남학생 우대합니다”… 방송통신대, 근로장학생 성차별 채용 논란 (http://www.womennews.co.kr/news/201106)

방통대 컴퓨터과학과 조교 A씨는 이날 <여성신문>에 근로장학생 모집 공고에 ‘남학생 우대’라고 적은 경위에 대해 “(근로장학생) 업무 특성상 무거운 것을 옮기는 일이 많아 남학생 우대를 적은 것”이라며 “남학생만 뽑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근로장학생의 주된 업무가 PC 조립이지만, ‘PC 조립을 하기 때문에 남성을 우대한다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남성이 나을 것 같다’는 내용을 축약해서 적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학교 측 해명에 대해 일부 재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재학생 B씨는 “컴퓨터과학과 실험실습실에서 일하는 근로장학생이 드는 무거운 물건은 컴퓨터 본체 정도”라며 “이미 두 배 이상 무거운 20kg의 서버도 혼자서 옮기는 여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무거운 것을 옮겨야 하고 업무가 힘들어 남학생을 명시했다는 학교 측 해명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재학생 C씨는 “10여년간 여학우들을 불쾌하게 하는 공고를 올렸다는 점도 어이없다”며 “무거운 물건을 상습적으로 혼자 힘으로 운반하는 차력이 근로장학생의 주된 업무라고 공지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학생 D씨는 “개발자를 꿈꾸는 여성들이 학교의 성차별 공고를 보면서 자꾸 움츠러 들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차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학생 E씨는 “미래를 이끌어갈 학문을 배우는 과에서 전근대적인 모집공고를 보고 제가 이 곳에 속해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참을 수가 없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학과장 또는 총장 차원에서 반드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방통대 컴퓨터과학과는 지난 24일 학과 홈페이지에 ‘근로장학생 모집 공고’를 올렸다. 근로장학생 선발 자격요건과 근무조건, 지원방법, 선발절차 등이 담긴 게시물에는 자격요건으로 “중요!! 컴퓨터 조립 가능자 (남학생) 우대”라고 명시해 성차별 채용 논란이 일었다.

▷기사 보기 “남학생 우대합니다”… 방송통신대, 근로장학생 성차별 채용 논란

일부 재학생들은 “컴퓨터 조립이 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면 업무에 적합한 지원자를 뽑으면 되는데 ‘남학생’을 명시한 것은 여학생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근거 없는 성차별 행위를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사

한편, 컴퓨터과학과 측은 <여성신문> 26일자 기사 중 “컴퓨터과학과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 “불쾌하다”고 밝혔다. A씨는 “근무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사에 몇 일, 몇 시에 연락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여성신문은 취재를 위해 26일 오후 4시와 6시 컴퓨터과학과 사무실에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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