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위안부 기림의 날인 14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 설치된 소녀상 뒤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제2회 위안부 기림의 날인 14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 설치된 소녀상 뒤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역사는 기억하고 기록해야 되풀이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배상과 함께 미래 세대에 대한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앞으로 자라나는 미래 세대들이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올바른 역사와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 쟁점이다. ‘여성가족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적극적인 규명과 해결을 위해서는 후세대의 관심 제고가 불가결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하에 한국의 역사교과서에는 종전에 비해 일본군‘위안부’에 관한 기술이 증가했다.

2014년부터는 매년 학생작품공모전을 개최해 학생들이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느낀 것을 만화, 미술, 음악 등 예술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2015년 9월에는 미래세대의 올바른 역사인식 제고와 인권・평화에 대한 의식 함양을 위해 일본군‘위안부’ 바로알기 교재를 제작해 일부 학교의 시범수업 및 교원 대상 연수를 시작했다.

올해 기림의 날을 맞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위안부 운동을 상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정의기억연대 강경란 팀장과 서면으로 진행한 일문일답.

Q. ‘위안부’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A. 일본이 만주사변(1931.9.18)을 일으킨 이후부터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1945년까지 전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설치한 ‘위안소’가 있었습니다. 이곳에 강제 동원된 일본군의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또 하나의 용어는 ‘일본군성노예제’인데요. 국가가 여성들을 성적인 노예로 만든 제도라는 의미로 국제사회에서도 함께 쓰고 있습니다. 사람을 지칭할 때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제도를 얘기할 때는 ‘일본군성노예제’라고 쓰면 됩니다.

Q. 왜 ‘위안부’라고 따옴표를 붙이나요?

일본군이 과거 자신들이 작성한 공문서에 군인에게 성적인 위안, 위로를 해 주는 여성이라는 의미로 ‘위안부’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일본군이 직접 쓴 역사적 용어이므로 여기에 앞뒤 따옴표를 붙이고, 범죄를 저지른 주체가 일본군임을 명확히 하고자 앞에 일본군을 붙여 일본군‘위안부’라고 부릅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 추모공원에 추모 나비에 적힌 메시지들이 벽에 걸려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 추모공원에 추모 나비에 적힌 메시지들이 벽에 걸려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Q. 할머니들은 왜 40년이 지나서 증언하셨나요?

A. 1945년에 조선이 식민지로부터 해방이 되었지만 한국사회는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많았습니다. 몸과 마음에 큰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얘기할 수 없었고 침묵 속에 사셨습니다. 하지만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 뒤에 한 분 두 분 용기를 내어 증언을 하셨으며 이제는 자신과 같은 피해를 겪는 사람이 없도록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여성 인권·평화 운동가로 거듭나셨습니다.

Q. 기림의 날은 왜 8월 14일 인가요?

A.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였음을 공개적으로 증언하셨습니다.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행동은 국내를 비롯해 북한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수많은 피해자의 증언을 이끌었습니다. 따라서 이날을 기려 2012년 제11차아시아연대회의에서는 매년 8월 14일을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로 지정하였습니다. 2018년 8월14일은 정부가 법령 개정 후 처음 개최한 ‘기림의 날’로,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기림행사와 추모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Q. 일본은 ‘위안부’할머니들에게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나요?

A. 피해자들은 수요시위를 통해 일본 정부에 일곱 가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 전쟁범죄 인정

2 진상규명

3 공식사죄

4 법적배상

5 책임자 처벌

6 역사 교과서에 기록

7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입니다.

일본은 잘못된 제도를 만들어 아시아 여성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국가 차원으로 공식사죄하고 법적 배상해야 합니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3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3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Q. 일본이 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본정부 차원으로 공식 사과하라는 피해자들의 오랜 요구에 대해 일본은 계속 외면하고 있습니다. 공식 사과를 하면 범죄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법적 배상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사과를 하면 과거 자신들이 전쟁을 일으켜 피해를 준 아시아 모든 국가들에 똑같이 사과하고 배상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모두 돌아가시기만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한국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240명 중 현재 살아계신 분은 17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함께 해 주세요.

Q. 왜 매주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여나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의 한국방문을 계기로 시작이 되어 현재까지 28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알려내며, 수요시위를 피해자와 시민들이 연대하는 장소,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공간, 여성 인권과 평화를 외치는 장, 국경을 넘어선 연대의 장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Q. 위안부 운동에 초등학생과 같은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동참하면 좋을까요?

A.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매주 수요일 낮 12시에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리고 있으니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평화로’로 오시면 됩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람도 제안드립니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 뿐 아니라 인권과 평화를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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