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3일 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제1지하차도에 물이 차면서 차량 6대가 침수, 시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들이 인명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붓ⓒ뉴시스

 

부산에 23일 시간당 80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도심 곳곳이 빗물에 잠겨 주민 피해가 크다. 최근 20년 사이 5번째로 많은 집중 호우가 발생해 침수된 지하차도에 갇혀 3명이 숨졌고 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부산소방본부와 부산시,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23일) 오후 9시 38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초량 제1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차량 7대가 고립됐다. 부산소방은 지하차도에 고립된 시민 8명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 중 6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 결국 숨졌다.

100여 명의 구조대원들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배수 작업 중, 침수된 차 안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 이 남성이 추가돼 현재까지 사망자는 총 3명이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이 순식간에 차에 들어오는 물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높이 3.5m 지하차도에 성인 키를 뛰어넘는 높이로 물이 2.5m까지 차올랐으며 이 지하차도에서 분당 20~30t의 물을 빼내는 배수펌프가 있었지만 물을 빼내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이날 오후 8시 호우경보가 발효됐지만, 오후 10시18분까지 지하차도는 통제 조치가 없었다. 다행히 지하차도에 갇힌 차량 6대에 탄 총 9명은 차 밖으로 빠져나왔다.

부산 전역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해운대구 우동 노보텔 지하주차장에서도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린 3명이 구조됐다.

24일 오전 0시 금정구 부곡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축대가 무너져 약 20t의 토사가 아파트 쪽으로 흘러내렸다.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3일 오후 동구 부산역 앞 도로. ⓒ뉴시스

 

수영구 광안리 해변 도로는 바닷물과 빗물이 섞여 침수돼 백사장이 사라지기도 했다. 아파트와 지하상가 등 침수되거나 범람해 주민들이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일이 빈번했다.

이번 폭우로 주택과 지하차도는 물폭탄을 맞았으며 5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하철을 포함한 대중교통 운행도 피해가 컸다.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지하상가와 역사는 인근 도로에서 쏟아진 물에 잠겨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이날 초량 1, 2지하차도, 부산진시장 지하차도, 남구 우암로, 사상구청 교차로, 광무교~서면교차로 등 침수됐다. 부산경찰은 침수차량 141대를 견인 조치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3일 밤부터 해운대 211mm를 비롯해 기장 204mm, 동래 191mm, 중구 176mm, 사하 172mm, 북항 164mm, 영도 142mm, 금정 136mm 등 부산 전역에 장대비가 쏟아졌다. 사하구는 특히 시간당 86mm 비가 내렸고 해운대 84.5mm, 중구 81.6mm, 남구 78.5mm, 북항 69mm 등 강우량을 기록했다.

부산에 23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내려진 호우경보는 24일 오전 0시 30분 해제됐다. 3시간 만에 200mm 넘는 폭우였다. 기상청은 25일까지 20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4일 오전 5시 기준 총 209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