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후손들이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과 연관지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이순신 장군도 관노와 잠자리를 했다'는 글과 관련해 해당 글을 작성한 네티즌에게 사과를 요구했다.ⓒ뉴시스

 

덕수이씨 대종회와 충무공파 종회가 ’‘이순신 장군도 관노와 잠자리를 했다’고 주장한 네티즌에게 사과를 촉구하며 고발을 예고했지만, 글을 올린 게시자 A씨는 환영한다고 맞대응해 후폭풍이 거세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 회원 A씨는 ’고발한다고 하는데 어떡하냐‘는 다른 네티즌 댓글에 “회사하면서 소송 많이 겪었고 괜찮다”라고 글을 게시했다.

A씨는 “ 이 해석 자체가 학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소송이 있다면 저는 환영이다. 좀 제대로 제 얘기를 해보고 싶네요”라며 “작금의 상황이 삐뚤어진 연합뉴스 인용을 본질과 상관없이 회자돼 진짜 하고픈 말이 많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저는 민주당을 공격하는 프레임이 이전에는 반공, 지금은 젠더라고 생각한다”라며 “젠더로 돌려만 놓으면 여기서조차 내분이 일어나고 내부에 총질하기 바쁘다”라고 적었다.

논란은 A씨가 지난 11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전직 비서를 성추행한 의혹이 불거지자 ’이순신 장군도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취지로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A씨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조문을 거부하는 비판 글에 댓글을 달아 “한 사람의 치열한 인생이 이렇게 도덕적 재단으로 날려가는 건가”라며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여러 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요? 그를 향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건가요”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박 시장을 이순신 장군에, 비서를 노비(관노)에 비유한 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일어났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쳐 논란을 키웠다.

A씨의 해당 발언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비판이 일자, A씨는 13일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제 불찰이다. 많은 분들이 관노라는 단어에만 민감해하는데, 박원순 시장과 관노라는 취지 절대 아니다. 이순신 장군의 예는 지금으로 보면 그 분의 수치스러운 부분이라 언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예를 든 제 잘못이 크다. 김구 선생의 예를 찾아볼까요? 비슷한 일화가 있네요”라고 썼다. 백범 김구의 일화는 구체적으로 적지 않았다.

A씨의 해명에도 학계에서 역사적 사실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이순신 장군 후손이 나서 A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순신 장군의 후손 덕수 이씨 대종회와 충무공파 종회는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무공께서 모친상을 당한 몸으로 백의종군을 하러 가는 중에 여인과 잠자리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후손으로서 기가 차고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고 분통이 터진다. 사과가 없으면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난중일기에 나오는 ’여진‘과 관련한 부분을 잠자리와 연관 짓는 것은 일본인의 오독을 답습한 잘못한 주장일뿐, 서울시장이 숨졌는데 거기에 왜 충무공을 갖다 대느냐, 후손으로서 기가 차고 목이 메어서 말도 잘 안 나온다는 게 후손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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