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인천 등 전국 정수장 7곳서 유충 발견

1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의 한 가정집에서 주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수돗물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인천에서 9일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서울, 대전, 울산,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연일 유충이나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700건 이상 접수돼 우리집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21일 활성탄 여과지(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49개 정수장을 긴급 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 부평정수장을 포함해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정수장 등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공촌, 부평정수장은 수돗물 사태가 처음으로 터진 인천 서구와 부평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곳이다. 또한 이 곳들은 활성탄지가 설치된 정수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환경부는 ”인천 이외 지역은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고 정수장 후단 배수지와 수용가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충 발견 이후 즉시 활성탄 교체 또는 세척, 오존 주입율 상향 등 조치를 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활성탄지 이 외 관로 말단이나 배수지에도 거름망을 설치해 확인 중이나 현재까지 유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덧붙였다.

환경부는 서울 등 기타 신고지역의 경우 정수장과 배수지를 점검한 결과 유충이 나오지 않았고 이 지역에서 발견된 유충은 아파트 저수조와 가정 내 배수구 등에서 번식해 수돗물과 무관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환경부는 지난 18일 수돗물 유충 사태의 원인이 공촌정수장에 있는 활성탄 여과지라고 지목했다. 활성탄은 목재와 톱밥, 야자 껍질, 석탄 등 원료를 고원에 태워 흡착력을 증대시키는 활성화를 거쳐 생산된 흑색 다공질 탄소 물질이다.

활성탄이 물의 맛, 냄새 물질을 최대 97%까지 제거해 오존 처리와 병행하면 100%까지 불순물 제거가 가능해 정수장에서 활용되고 되고 있으나 활성탄 설치 정수장이 외부에 개방된 구조다 보니 벌레가 들어오는 취약점이 있다. 인천 공촌정수장 역시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생긴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로를 타고 각 가정의 수도꼭지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환경부는 판단하고 있다.

환경부의 해명에도 시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과지 교체와 세척으로 정수장은 점검을 마쳤어도 배수관이 유충이 남은 것은 해결이 되지 않아서다. 환경부는 공촌과 부평정수장 계통에서 유충 추가 발생은 차단됐고 아직 급,배수 관로 상에 남아있는 유충만 해결되면 문제가 해소된다는 입장이나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온라인상에서 SNS와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수돗물 마시기에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네티즌들은 "한동안 물도 끓여 마셔야 하겠다", "필터로 걸러도 남을 텐데 찝찝하다", "수돗물을 정수해 먹고 있는데 생수가 낫겠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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