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 성북서 참고인 출석
'성추행 피소 어디서 들었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최초로 인지하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이 21일 새벽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유출 의혹을 풀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이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20일 오후 9시3 0분께 임 특보를 불러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처음 알려준 인물이 누구인지, 박 전 시장에게 피고소 사실을 알려줬는지, 성추행 의혹을 어느 수준까지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해서 조사했다. 5시간 반가량 경찰 조사를 마친 임 특보는 변호인과 함께 성북경찰서를 나섰으며 취재진의 ‘누구에게 들었는지’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대기 중인 차에 올라탔다. 

임 특보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를 누구를 통해 알게 됐고 피소 사실을 박 전 시장에게 알렸는지, 서울시가 어떤 대응을 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임 특보는 지난 8일 오후 3시경 박 전 시장에게 ‘실수한 것 없으시냐’고 물었다. 박 전 시장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8일 오후 4시 30분보다 1시간 빠른 시간이다. 당시 임 특보는 “불미스러운 이야기가 돈다”라고 하자, 박 시장은 “바빠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임 특보는 보고 당시 성추행 관련 혐의는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피해자 A씨 측 김재련 변호사에 따르면 당일 오후 2시까지 고소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 때문에 누군가 임 특보에게 고소 계획을 알렸다는 추론이 나오는 것이다. 임 특보가 어떤 과정을 통해 관련 사실을 알았는지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후 임 특보는 8일 밤 11시쯤 서울시 공관에서 박 전 시장과 전·현직 구청장들과 회의를 했다. 박 시장 피소에 따라 대책을 논의한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경찰과 청와대 등에서 피소 사실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지만 임 특보가 여성계를 통해 파악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임 특보는 지난 16일 서울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임 특보를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고한석 전 서울시 비서실장을 소환해 조사한 이후 휴대전화 1대의 8~9일 통화 내역을 중심으로 서울시 관계자 등을 차례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수십 명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실장은 경찰 조사에서 박 전 시장의 사퇴 기자회견을 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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