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입장 고려 않은 경솔한 언사”
대검에 ‘징계심의 청구 촉구서’ 보내

14일 진혜원 대구지검 검사가 페이스북에 쓴 글. ⓒ캡처
14일 진혜원 대구지검 검사가 페이스북에 쓴 글. 사진=해당 페이스북 캡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대구지검 진혜원(45) 부부장 검사에 대해 한국여성변호사회(여성변회)가 대검찰청에 징계를 공식 요청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성변회는 이날 오전 대검에 진 검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우편으로 보냈다.

여성변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진 검사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검사로서의 품위를 현저하게 손상시키는 발언을 했다”며 “피해자가 ‘흥행몰이’와 ‘여론재판’을 통해 사건을 호도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며 심각한 2차 가해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명백히 검사징계법상 징계 사유인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하고 진중한 자세를 철저히 망각하고, 사건 피해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경솔하고 경박한 언사를 공연한 SNS에 게재해 검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며 국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진 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며 “몇 년 전 종로에 있는 갤러리를 갔다가 존경하던 분을 발견했다. 냅다 달려가서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을 추행했다”고 썼다. 여성인 자신이 박 시장의 팔짱을 껴서 강제 추행했다는 취지다.

그는 자신이 박 시장 등과 함께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라며 “권력형 다중 성범죄다”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이어 “팔짱 끼는 것도 추행이에요?”라는 질문을 적은 뒤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추행이라니까! 젠더 감수성 침해!”라고 답했다.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 여성 측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졌지만 진 검사는 재차 글을 올려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 빌 게이츠도 자신의 비서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지만 형사 고소되지 않았고 민사소송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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