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책사유 시 후보 내지 않기로 해 난처한 민주당
“서울시장, 부산시장, 다 여성 후보 내는
것도 절충안으로 한 번쯤 생각해본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까지 원하기만하면 마음껏 놀 수 있었던 몇몇의 남성 문화 속에 깊게 들어와 있던 문제들을 조심하고 두려워하게하는 영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까지 원하기만하면 마음껏 놀 수 있었던 몇몇의 남성 문화 속에 깊게 들어와 있던 문제들을 조심하고 두려워하게하는 영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이 반성하는 차원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를 여성으로 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상조사위를 꾸려야 하며 (조사위에) 외부인들이 들어가고 위원장도 객관적으로 진행하실 수 있는 분이 가셔야 할 것 같다”며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인권 관련 전문가나 이런 분들이 다 함께 참여해서 아주 냉정하고 정확하게 이 과정의 문제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부천서 성고문 피해 사건 담당 박 시장이 막내 변호사였다”

권 의원은 자신이 겪은 부천서 성고문 피해와 관련해 “조용래 변호사가 메인 변호사였고 박원순 변호사는 막내 변호사로서 굉장히 많은 실무를 담당하고 몸소 뛰어다니며 도와줬다”고 밝히며 남다른 인연이기에 충격이 더욱 컸음을 알렸다. 권 의원은 “박원순 시장까지라고 하니까 ‘이걸 어찌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고 심경을 말했다.

그러면서 “고위층에 있는 권력을 가지신 분들이 자신의 권력이 주변에 일하는 사람의 관계에서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이라는 게 위력이다”며 “위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사실 실감을 잘 못하고 계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 국회의원들 모여서 워크숍 같은 거 할 때 이런 문제에 대한 강의나 토론 한마디도 없었다”며 “현실에서 정말 발생할 수 있고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해 왔고. 또 오거돈 시장 사건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안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 부산시장 후보에 민주당이 여성 후보 내 반성해야”

내년 4월7일에 치러질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권 의원은 여성을 후보로 내는 안을 제시했다.

권 의원은 “여성이 지도자로 올라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고정관념, 자기 위력에 대해 이해하지 못함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방안이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여성문제에 적극 뛰어들었다는 신호와 함께 비리와 자치단체장이 사퇴한 경우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해 난처한 당으로서도 좋은 선택지라고 취지로 설명했다.

한편 권인숙 의원은 1964년 강원 원주 출생으로 1986년 서울대 재학 중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1986년 시국사범(위장취업 등)으로 잡혀 경기 부천경찰서에서 조사받던 중 경찰에 의해 성고문을 당했다. 그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세상에 알린, 여성 인권 분야의 상징적 인물이다. 미국에서 여성학을 전공해 사우스플로리다주립대 여성학과 교수, 명지대 교육학습개발원 교수를 역임했다. 서울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소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등으로 지냈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3번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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