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성폭력 피해… 서울시에 알리자 ‘박원순 그럴 사람 아냐’ 답변”
“4년간 성폭력 피해… 서울시에 알리자 ‘박원순 그럴 사람 아냐’ 답변”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07.13 16:07
  • 수정 2020-07-15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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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전형적 직장 내 성추행 사건”
서울시 진상조사단 구성해 진상 밝히고
정부·국회·정당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교육장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수형 기자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교육장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수형 기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 피해자 A씨는 당초 서울시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도움을 요청했으나 오히려 피해자를 의심하고, 사건을 사소화하는 등 2차 피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년간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피해자와 연대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주최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 사건을 “박원순 전 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이라며 명명하며 “전형적인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A씨 측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희롱과 성추행은 4년간 지속됐다.

이 소장은 피해자가 곧바로 고소를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시장의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고 하거나, 비서의 업무를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으로 일컫거나, 피해를 사소화하는 등의 반응이 이어져 더 이상 피해가 있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피해자는 부서 변경 요청했으나 시장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본인의 속옷차림 사진 전송, 늦은 밤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 대화 요구, 음란한 문자 발송 등 점점 가해 수위는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한 성폭력도 있었다. A씨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초대해서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를 전송했다”며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하는 등 피해자를 성적으로 괴롭혀 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월 6일 박 전 시장이 A씨를 심야에 비밀대화방에 초대한 메시지창 캡쳐 이미지를 공개했다.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피해자 A씨 법률 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A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 메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 변호사는 지난 5월 12일 A씨와 1차 상담을 진행했고 같은 달 26일 2차 상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27일부터는 법률적 검토를 시작해 7월 8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곧바로 1차 진술조사를 시작해 9일 오전 2시30분 마쳤다.

김 변호사는 경찰에 제출한 증거에 대해 “피해자 핸드폰 포렌식 결과물과 텔레그램 문자와 사진을 보여준 친구·동료로부터 관련 사실 확인 자료을 제출했다”며 “당시 피해 내용을 알고 지내던 기자와 친한 친구, 동료 공무원과 비서관에게도 알렸다”고 말했다.

피해자 A씨는 ‘피해자의 글’을 보내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다”며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간갑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고 했다. 이어 “처음 그때 저는 신고했어야 마땅했다”며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놨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라며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고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피고소인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자 비난이 만연한 현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피해자의 인권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 상임대표는 서울시를 향해 “사건의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직장인 서울시가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 정당은 인간이길 원했던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있는 행보를 위한 계획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여성단체는 다음주 시민들과 함께 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가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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