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조문' 논란 여파

책 '김지은입니다'가 8일 알라딘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여권 인사들이 공개 조문을 한 가운데 같은 날 안 전 지사의 성범죄 피해자 김지은씨가 쓴 책이 주요 서점가에서 역주행하며 베스트셀러에 재진입했다.

김지은씨가 지난 3월 낸 '김지은입니다'가 8일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6위에 올랐다. 사회과학 서적 중 1위다. ‘교보문고’ 인터넷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7단계가 올라 가장 많이 팔린 정치, 사회분야 책에 이름을 올렸다.

'김지은입니다'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가 2018년 3월 5일 성폭력 피해를 세상에 알리고 2019년 9월 9일 대법원 최종 유죄 판결을 받기까지 544일간의 기록이다.

출간된 지 석 달이 넘은 책이 갑작스레 베스트셀러에 오른 배경에는 안 전 지사 모친상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 유력 정치인들의 조화와 조문 행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다. 성범죄로 복역 중인 안 전 지사에게 조문과 조화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도의적 차원에서 조의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여성계에서는 안 전 지사가 모친상으로 닷새간 귀휴를 받은 점과 조문 행렬 등을 비판한 바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안 전 지사를 ‘성범죄자 안희정’으로 칭하며 “그의 정치적 건재함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었고 여권 정치인들은 정치라는 곳에 여성의 자리가 없음을 다시 확인시켰다. 여성들의 절규를 가볍게 여기고 성범죄자를 두둔하는 남성연대가 여전히 작동함을 보여줬다. 성평등 없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냈다.

SNS와 인터넷상에서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김지은입니다'를 주문하고 인증하는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책을 사고 인증 사진을 올리고 구매를 독려하는 반응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김지은입니다' 50부를 주문했다. 하루 이틀 상간으로 도착할 듯하고 책이 도착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김지은 님이 안희정이 당시 유력 대선 후보로 살아있는 권력이라 사실을 폭로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실형을 받고도 오늘 유력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을 받는 걸 보니 그 권력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건지 구체적으로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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