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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과 가족 위해 건강의무 있어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에

‘건강에 대한 태도’ 추가 할 필요

“애가 서나 못먹은 귀신이 붙었나. 맨날 뭘 먹는 걸 가지구 욕심을 내나 내길.”

정말 아버지는 탐식증에 거식증이었다. 한끼를 먹으면 다음 먹을 것을 궁리하고 엄마에게 꼭 해놓으라고 당부를 하셨다. 그러자니 엄마는 고역이고 맨날 먹는 걸로 싸우셨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밥상을 대령해야 하는 아버지 - 키는 작달막하시고 체중은 약 88킬로.

“아무리 잘한다 해도 좀 기다릴 수도 늦을 수도 있지 어떻게 입 떨어지자마자 밥상을 대누”

이게 엄마의 레퍼토리였다. .

60∼70년대만 해도 남자들은 시장에 잘 가지 않던 시절이었는데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시장을 다니며 반찬을 직접 사들였다. 동태를 궤짝으로 사서 ‘명란젓을 담가라’ ‘좁쌀밥을 해서 이북식 식혜를 하라’고 갖다 떠 안기니 일감을 떠맡는 엄마는 미칠 지경이었다.

어린애 셋에 부부까지 다섯 식구가 앉은자리에서 고기 세 근(1800g)을 먹는다는 걸 큰 자랑으로 아셨다. 또 어디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하면 먼데도 마다 않고 악착같이 찾아 가셨다. 분식집에 가면 보통 우동이 종류별로 대 여섯 가지가 있게 마련인데 보통 위에서 아래로 메뉴판에 적힌 대로 다 드셨다. 유부우동, 오뎅우동, 튀김우동… 말을 해 무엇 하리.

어려서는 몰랐는데 나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한의사가 되고 나니 심각한 탐식증’에 걸린 환자였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놀러 가면 계곡에 술판을 벌려 놓으시고 걷기를 싫어해서 남들이 등산하고 내려올 때까지 계곡물에 발 담그고 놀거나 낮잠을 잤다. 배 둘레 약 38인치인 맹꽁이 모양에, 허리 굽히기 힘들어서 긴 구두주걱이 아니면 신발 뒷축이 닿지 않는다. 술 담배 좋아하고 운동은 하지 않는 대신 앉아서 개기는 고스톱을 좋아 하셨다. 목숨 줄이는 일은 고르고 골라서 다 하신 셈이다. 지금도 엄마는 말씀하신다. “느이 아버진 움직이지 않고 들이들이 먹다가 신세 망쳤다.”

부모의 또 다른 의무

나는 결혼식, 환갑집처럼 축하모임에는 잘 가지 않는다. 내가 아니어도 축하해줄 사람이 많은 곳보다는 마지막 가는 길인 문상은 거의 매주 가다시피 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직업상 많은 사람들의 생로병사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지내온 세월이었다. 인생에서 작게 깨우친 것이 있다면 사람은 살기 위해서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남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적어도 스스로 잘 자라서 부모보다는 오래 살아주는 게 의무다. 부모도 자식이 어느 정도 크는 걸 볼 때까지 20년 이상은 살아줘야 하고 배우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각오가 없고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과 연애는 할지언정 부모가 될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큰애는 걸리고 작은 아이는 등에 업은 애기 엄마가 남편을 앞세워서 들어섰다. 시집식구들은 물론 남편까지 모두 성인병에, 중풍체질인 것 같아서 마음이 불안하다는 아내의 말에 나도 모르게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다. 술 많이 먹고 뚱뚱하고 혈압이 높고 심장 두꺼워지고 당뇨끼가 있는 성인병 종합전시장 같은 대책 없는 환자에게 정색을 하고 일부터 따끔한 질문을 했다.

질문 하나 “막내가 몇 살입니까?”

질문 둘 “부인은 무슨 일을 합니까?”

질문 셋 “돈은 충분히 벌어 놨습니까?”

질문 넷 “하느님 빽 있습니까?”

물론 젖먹이 어린 자식에, 남편만 믿는 부인에, 저축해놓은 돈은 없고, 하느님이 자기들만 사랑하실 리 없는 게 대부분의 가정이다. 신문사 기자인 곽모씨는 나의 이런 기분 나쁜 질문에 처음엔 무척 자존심이 상했단다. 그러나 꼬집는 질문 속에 자신과 가족을 염려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있음을 깨닫고 마음을 고쳐먹게 됐단다. 커다란 덩치의 사나이가 이젠 술도 마시지 않고 나에게 ‘선배님’이라며 나긋나긋하게 구는 걸 보면 참 기쁘다. 물론 아이들도 많이 크고 아내도 일을 시작해서 이제 내가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란 소설을 읽었다. 사랑은 그렇다치고 공동작업으로 아이를 만들고 키워나갈 배우자는 <건강에 대한 태도>란 특별한 기준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아이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려면 적어도 20년간의 동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우자가 오래 살아줘야 하고 그러려면 건강해지려는 마음가짐과 생활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남강한의원장, 건강교육가, 다이어트자습서<살에게 말을 걸어봐>저자www.yakchobat.com 02-719-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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