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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녹취록을 정리한 장면.ⓒ뉴시스

 

2012~2015년 경주시청 철인 3종경기(트래이애슬론팀)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가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죄를 밝혀달라’고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은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원회에서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피해자들이 최대 8명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중 2명은 감독과 팀닥터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진상 규명 및 체육인 권리 보호 간담회’를 열고 추가로 피해를 호소한 선수가 많게 8명이 있다고 밝혔다. 고인의 녹취록에는 선수들을 세워놓고 최 선수의 빰을 세게 때린 후 다른 선수들이 뺨 맞는 정황이 담겼다.

이 중 최소 2명 피해자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를 고소를 검토 중이다. 피해자가 더 합류할 수 있다. 최 선수가 가해행위를 견디다 못해 지난달 26일 부산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자, 최 선수의 ‘한’을 풀고 용기를 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최 선수의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에게 과거 폭언, 폭행을 당했다는 추가 진술이 이미 나왔다.

최 선수와 함께 훈련을 받은 A선수는 고인과 중고등학교부터 아는 사이라고 했다. 그는 2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해당 감독이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2014년 전지 훈련 당시 수영 기록을 달성 못했다는 이유로 물 밖으로 나오게 해 주먹으로 가슴을 세게 때려 물에 빠졌거나 현장에 있던 선수도 뺨을 맞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고 최숙현의 생전 모습.ⓒ뉴시스·고 최숙현 가족

 

A선수는 갈비뼈 골절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감독이 훈련을 강행했으며 팀 닥터가 매달 100만원 씩 금품 납부를 강요했다고 했다. 이미 최 선수도 2016~2019년간 약 15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팀닥터에게 입금했고 지난 2월 팀닥터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팀닥터는 경주시청이 임시 고용한 물리치료사로 군인올림픽에 출전하는 트라이애슬론팀의 팀닥터를 맡는 등 경상도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으로 알려졌다.

A선수는 경주시청팀 문화가 다른 팀과 교류를 차단하는 등 선수들을 고립시킨 문화라고 했다.

20살 정도 어린 선수들이 와서 이런 문화가 당연한 줄 알며 발설하면 업계가 좁아 선수 생활하는데 보복을 당할까 봐 말을 안 한다고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선수 출신인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나서서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을 신고한 날이 4월 8일인데 제대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은 정말 문제”라며 “향후 스포츠 인권과 관련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혹 행위에 시달린 최 선수는 지난 2월부터 법적 절차를 밟았다. 그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등을 고소했으며 4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폭력 행위를 알렸으나 벌금형으로 끝난다 등 조치가 없자 지난달 26일 목숨을 끊었다.

경주시체육회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당 감독에 대해 직무 정지를 내렸다. 해당 감독은 “나는 때리지 않았다. 오히려 팀닥터의 폭행을 말렸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선수 사건에 검찰도 본격 수사에 나섰다. 대구지검은 이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에 배당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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