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선수 사망 관련 엄중 조치”

ⓒYTN 캡처

 

국내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선수가 지도자와 선배의 가혹행위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일 올라온 2개의 청원은 모두 고 최 선수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글은 1만3000여명, 나중에 올라온 글은 25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 글이 SNS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며 확산하는 중이다.

청원 글에 따르면, 게시자는 “(팀닥터가) 슬리퍼로 얼굴을 치고 갈비뼈에 실금이 갈 정도로 구타했고 식고문까지 자행했다”며 “참다못해 고소와 고발을 하자 잘못을 빌며 용서해달라는 사람이 정작 경찰 조사가 시작되니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게시자는 가해자들이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최 선수의 체중을 측정해 전보다 몸무게가 늘어나 있자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 빵? 그럼 죽을 때까지 먹게 해줄게‘라며 빵 20만원어치를 토하도록 먹게 했다고 했다.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고 먹어 폭행당하고 체중 감량에 실패할 때마다 3일간 굶겼다고도 했다.

이어 “최 선수는 이런 고통과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하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글에서는 최 선수가 성희롱까지 겪었다고 했다.

게시자는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 선수가 폭압과 폭력 앞에 쓰러진 오늘, 저희는 용기를 내어 국민 여러분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 앞에 나선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 출신인 고인은 26일 오전 부산 숙소에서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선수가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이다.

최 선수는 수년 간 녹취록을 모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선수는 지난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들을 폭행, 폭언 등 이유로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유족들은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진정서를 내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YTN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가 최 선수에게 “운동을 두 탕하고 밥을 한 끼도 안 먹고 왔는데 쪄 있잖아. 체중이 8.8일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니? 라고 하자, 최 선수는 ”물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라고 했다.

그러자 이 관계자는 ”네 탓이잖아? 3일 굶자! 오케이?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 이리와, 이빨 깨물어! 야! 커튼 쳐. 내일부터 너 꿍한 표정 보인다 하면 넌 가만 안 둔다“라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전날 관련자들을 엄중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가 지난 4월 8일 최숙현 철인 3종 선수로부터 폭력 신고를 접수했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 여성 조사관을 배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이 사건은 대구지검 경주지청으로 송치돼 대구지검에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체육회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건 조사를 마무리하겠다. 해당 사건에 대한 미온적 대처나 은폐 의혹에 대해 클린스포츠센터 및 경북체육회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및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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