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은 1일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된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뉴시스

 

창업주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45)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DB그룹은 1일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총을 거쳐 그룹 제조 서비스 부문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도 겸임할 예정이다.

김남호 신임 회장은 DB그룹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이다.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 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남호 회장은 이날 강남구 대치동 DB 금융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헤쳐나갈 수 있는 지속 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언택트 사업역량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김준기 전 회장이 창업한 이래 50년 가까이 이끌어온 회사가 2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 재계에선 이번 2세 경영 전환은 3년 전부터 예견돼 있다고 봤다. 김 전 회장이 가사노동자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이 겹쳐 회장직에서 물러나 사실상 경영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2월~2017년 1월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노동자를 성폭행·성추행하고, 2017년 2~7월 자신의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4월 17일 열린 1심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피감독자간음과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지난해 10월26일 구속됐던 김 전 회장은 6개월 만에 석방됐다.

DB그룹은 김준기 전 회장이 1969년 창업했다. 창업 30년 만에 2000년도 10대 그룹으로 성장했으나 201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 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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