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와 생활경제
주5일 근무제와 생활경제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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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프랑스에서는 1940년대부터 주5일 근무를 실시했고 현재 선진국 거의 모두가 이를 채택하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많은 개도국에서도 토요일에 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도입 논의를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주일에 6일을 일해도 버텨나가기가 힘든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하루를 더 쉬게 되면 타격이 정말 큰 것도 사실이다. 일주일에 엿새를 일하든 닷새를 일하든 개별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지 왜 정부가 개입하는가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 이는 법으로 근로의 기준이 정해져 있는 까닭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법정 기준 근로시간이 주당 44시간이며 이를 넘길 경우에는 초과 근무수당을 주어야 한다. 이 법정 근로시간을 네 시간 줄여서 40시간으로 하자는 것이 논의의 초점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주5일 근무제가 아니라 주40시간 근무제이지만 실제 하루 근무가 여덟 시간이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이 근로 시간 단축의 의미를 현재 토요일 오전 근무를 없애고 금요일까지 일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미 주5일 근무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시장경제의 피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돈을 다루는 은행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도입하였고, 큰 기업이나 대학교 같은 곳에서 사실상 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점차 확산되어 나가는 추세이다.



기업들 입장에서 법정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초과 근무수당을 더 지불하게 되어 생산비가 늘어난다. 그 동안 우리는 월차휴가, 연차휴가, 생리휴가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유급 휴가일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될 경우 쉬는 날이 너무 많아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휴가일수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종전의 유급 휴가제도가 단순히 쉰다는 뜻보다 적은 임금을 보완하는 현금보상수단의 성격이 컸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보전하는 가가 관건이다.



주5일 근무제로 득을 보는 곳도 있다. 관광 서비스 사업은 전반적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전원주택이나 농촌관광의 기회도 늘어난다. 가족문화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엿새 동안 녹초가 되도록 일을 하고 일요일에 집에서 잠만 자는 휴식문화는 줄어들고, 토·일요일을 이용한 여가와 취미 활동과 자기계발 노력이 늘어 날 것이다.



여성들의 입장에도 변화가 온다. 직장 여성의 경우 하루를 더 쉬게 되면 집안 일을 돕고 여가를 즐기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전업 주부들의 경우에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러나 한편으로 주5일 근무가 되면 자녀를 가정에서 하루 더 뒷바라지해야 하는 부담도 생긴다.



월수입은 현재 수준에 못 미치는 대신 여가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늘어나 가계지출 패턴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즉흥적인 외식이나 여행보다는 사전에 가족들의 스케줄과 비용을 꼼꼼히 따져보는 계획적인 여가활동이 필요하다. 골프 등 개인 중심의 고비용 레저보다 민박 등을 이용, 가족들이 같이하는 문화체험이나 생태계 체험 등도 확산될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에는 일자리를 나누자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 대공황 이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됐고, 우리나라에서도 IMF 위기 이후 실업축소방안의 하나로 근로시간 단축논의가 시작되었다. 주5일 근무제가 삶의 질도 향상시키고 일자리 창출에도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정착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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