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당직자·지구당 위원장 맹활약

진보진영에 젊음을 무기로 정치에 뛰어드는 여성이 늘고 있다.

27일 창당하는 개혁국민정당 인천 남구을 지구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은 스물 네 살의 임선희씨. 20대의 젊은 나이에 정치계에 입문한 여성은 임씨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정현정(26) 민주노동당 서대문갑지구당 위원장, 김혜련(27·녹색정치준비모임) 고양시 의원도 ‘매우’ 젊은 정치인이다.

이들은 진보정당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당이 젊은 여성정치인 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실제로 개혁국민정당,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은 지구당 위원장이나 당직자 그룹에 젊은 여성들이 많이 포진돼있다.

사회당은 12명의 시도위원장 가운데 5명이 여성이며 광주·전남 박경희 위원장과 울산시 이향희 위원장은 27세고 나머지 세 명도 모두 30대 초반이다. 박정민(27) 조직국장은 사회당에 번지고 있는 젊은 여성물결의 핵심.

여성과 젊음 ‘코드 맞네’

“제가 조직국장을 맡았다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에요. 당 차원에서 여성주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활동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니까요.” 박 국장은 아직 경륜이 부족하지만 젊기 때문에 더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다.

20대 지구당 위원장을 배출한 민주노동당은 젊은 여성 당직자들이 많다. 공태윤, 전욱씨 등 두 명의 20대와 열 명의 30대 초반 여성들이 ‘장악’하고 있다.

최현숙 여성위원장은 “유럽의 녹색당 같은 진보정당은 청년세력을 끌어들여 젊어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당에 진출한 젊은 여성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력이 되고 그들은 정당이 새로워지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젊은 여성을 발탁하기 위해 정당들이 인턴제도 등을 도입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민주노동당은 대학에 있는 여학생 조직과 관계를 맺어 젊은 층을 정치참여로 이끌고 있다.

여성당직자가 전체의 30%를 넘는 개혁국민정당도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곳. 정혜영(22)씨를 시작으로 4명의 20대 여성과 4명의 30대 초반 여성들이 당사를 지키고 있다. 참여민주주의 정치혁명, 여성주권과 양성평등을 골자로 하는 강령과 인터넷 정당을 내세운 점이 여성들 입맛에 맞았기 때문. 여성회의가 꾸준히 성 할당제를 요구한 것도 다른 당보다 젊은 여성 비율이 높아진 데 기여한 바가 크다.

조애라 전국여성회의 부국장은 “전체당직자회의에서 젊은 여성들은 활발하게 의견을 말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 의견이 받아들여질 때가 많다”면서 “개혁정당이 갖고 있는 코드가 여성들과 잘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선희(27) 집행위원은 내년에 동작갑에서 출마할 계획이어서 민주노동당 정현정 위원장과 함께 내년 총선에서 젊은 출마자의 대표주자가 될 전망이다.

20대 국회의원 나올까

녹색평화당·녹색정치준비모임도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녹색평화당은 조윤정(29) 총무부장이 당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으며 녹색정치준비모임도 최근 류정령(29) 간사를 영입해 여성의식이 반영된 정치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생활정치의 산실인 지방의회는 젊은 여성정치인들의 산실이기도 하다. 지난해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된 고양시 김혜련(27)의원을 비롯해 서울 성북구 이미성(30)의원 등 12명의 30대 여성들이 젊은 정치를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정치에서 제일 소외돼있는 게 여성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젊은 여성이 더하다”며 “정치계에 젊은 여성들이 많아지는 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낼 통로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조현옥 대표는 “젊은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늘어난 것은 여성들이 정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현상이 표출 된 것”이라며 “신세대 여성들이 정치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의 틀을 깨는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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